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o Sep 04. 2020

#21 에어팟이 저의 생명줄이에요   



아침 출근길을 나섰는데 완연한 가을 날씨였다. 4일 전, 9월을 처음 맞이하고 계속해서 가을 날씨가 계속되는 것 같다.

모처럼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고 카메라를 챙겼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날씨에 딱! 맞는 bgm 만 잘 선곡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의 시작이겠거니 하고 에어팟을 꽂았는데 '띠로로로로'라는 소리와 함께 에어팟은 배터리가 없음을 알렸다.

사실 나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에어팟을 끼고 노래를 듣는다. 회사에서도 자유롭게 일을 하라는 분위기여서 하루 중 미팅 시간, 사람과 대면해서 함께 일하는 시간 외에는 끼고 있고, 집으로 돌아오면 밥 먹는 시간 이외에 책을 읽거나 침대에 누워있을 때에도 에어팟을 끼고 있는다.
사실 이런 나의 심리를 깊이 들여다본 적이 없는데
요즘에 문득문득 드는 생각은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은 건가 싶기도 하고, 에어팟을 끼고 노래가 들으면 마음에 안정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노래를 들으면 마음의 쉼이 되고, 내가 어디서 어떤 노래를 듣느냐가 내 기분을 바꾸어놓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일을 하면 안 될 일도 될 때가 있고 기분이 안 좋은 순간에도 노래 하나가 위로가 돼서 다시 마음을 다 잡게 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 있을 수 없는 회사생활과 셰어하우스의 삶을 3년 정도 살다 보니 그 증상이 더욱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나는 음악을 엄청 좋아해서 늘 이어폰을 끼고 살아왔긴하다. 오죽하면 중학교 졸업앨범에 내 별명이 mp3 쨈마니..라는 아주 유치하나 별명이었을까..^^)


여파튼, 오늘 에어팟 없이 출근한 버스에서의 한 시간은 뭔가 빠진듯한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카메라를 들고 나와 맑은 하늘을 담기 위해 연신 사진을 찍느라 무료함과 지루함을 이겨내고 재미있게 잘 보냈지만 그래도 뭔가가, 뭔가가 빠진 느낌이었다. 중독증상이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나는 에어팟 중독(?)이다.

출근하자마자 나는 에어팟을 충전기에 끼우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빨리 노래를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오늘은 무슨 노래를 들으면서 일을 할까 하면서. '에어팟이 저의 생명줄이에요'라는 말을 농담 삼아했는데 진짜라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

회사 사무실의 창가 창문으로 뻥 뚫린 맑은 하늘을 보고 있자니 기분 좋게 한 주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첫인사말은 언제나 그랬듯 '해피프라이데이!' 오늘의 첫 곡은, 이 공간에서 누군가 나눠주신 'My room'이라는 곡.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그리고 오늘 이 글을 보는 모두가 좋은 하루를 보내었으면.




















작가의 이전글 #15 기분 좋은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