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혜정 May 11. 2024

코어 근육은 중요해!

-요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의 상승효과

아침 10시 요가, 오후 5시 PT. 벌써 2년 가까이 계속해온 나의 하루 루틴이다. 그리고 이 둘의 시너지는 기대 이상이다.


요가를 처음 시작한 건 2015년 10월. 재입사했던 직장을 그만둔 지 3개월 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엔 집 근처 체육관 프로그램에 화목 이틀 동안 참여하는 정도라 요가에 대한 애정이 그리 크진 않았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몸의 유연성이나 키워보자는 마인 드였달까. 생각이 달라진 건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 2년 반이 지난 2018년 4월 즈음이었다. 두 강좌를 함께 신청하면 수강료를 30% 할인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돼 월수금/화목, 이렇게 두 강좌를 수강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1시간씩 요가 시간만큼은 휴대폰에 매이지 않고 일상의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일 문제, 아이들 문제로 불안했던 마음도 조금씩 안정돼 가는 게 느껴졌다. 할 수 있는 동작보다는 못하는 동작이 더 많았지만, 조금씩 기량이 늘어가는 것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매일 수련이 끝난 후 1분여 동안 매트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무념무상에 빠져드는 명상의 시간은 요가에 점점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스쿼트나 플랭크 자세는 적응이 안 됐다. 요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결합한 다이어트 요가 프로그램이라 수시로 스쿼트와 플랭크 자세를 취해야 했는데, 코어 근육이 거의 없는 나는 선생님이 말한 시간을 버텨낼 수가 없었다. 스쿼트 자세를 할 때면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기 일쑤였고, 플랭크 자세는 오래 버티지 못해 금세 무너지곤 했다. 코어 근육이 없으니 삼각자세나 역삼각자세 같은 요가의 기본 동작도 쉽지가 않았다.




요가 동작의 완성도가 높아진 건 PT를 시작하고 난 다음부터였다. PT 수강료가 만만치 않은 터라 코로나19의 유행이 잦아들고 요가 프로그램이 재개된 후에는 PT를 그만두고 요가만 할 생각이었는데, 내가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남편이 “내가 PT 수강료 내줄 테니까 계속해”라고 권유하길래 못 이기는 척 두 가지를 병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3대 운동 중 하나라는 스쿼트를 PT 트레이너가 처음 시켰을 땐 정말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수업이 거듭될수록 상황은 나아졌다. 하체 운동의 가장 마지막 코스가 대부분 스쿼트였던 탓이다. 반복 학습은 확실히 효과가 좋았다. 처음엔 맨손으로 시작했던 스쿼트를 나중엔 10kg 중량의 덤벨을 들고도 할 수 있을 만큼 기량도 향상됐다. 


그렇게 PT 시간에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벤치 프레스 등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반복하면서 코어 근육도 점차 강해졌던 모양이다. 요가 수업에 갈 때마다 PT의 효과가 나타났다. 팔 힘에 의지해 간신히 버텨내기 급급했던 삼각자세, 역삼각자세도 수월하게 취할 수 있게 됐고, 스쿼트나 플랭크 자세도 충분히 버틸 수 있게 됐다. 심지어 ‘나는 안돼’라고 생각했던 물구나무 자세까지 성공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성공한 물구나무 자세. 요가를 시작한 지 거의 8~9년 만에 이룬 성과다. 사진은 요가 수련을 함께하는 동료 수강생이 촬영해 줬다.


운동은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 혹은 여러 가지 운동을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웨이트 트레이닝과 요가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는 거다. 요가에서 중요한 건 유연성보다는 코어 근육의 힘이란 걸 체감했달까. 


실제로도 코어 근육이 탄탄하면 척추질환과 통증을 예방할 수 있고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니 어쩌면 PT와 요가를 병행하게 된 게 내겐 ‘신의 한 수’일지도.   



이전 04화 런지가 제일 싫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