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다수보다 소수와의 우호적 관계가 낫다
2장 관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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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은 언제나 중요하다. 대부분의 일이 지인의 소개에 의해 이루어지는 고스트라이터(프리랜서)에게는 더더욱. 하지만 인맥이 넓다고 해서 무조건 일이 많이 엮이는 건 아니다. 오히려 소수의 키맨(key man)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게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인맥도 '양'보다는 '질'이 먼저다.
15년간 고스트라이터로 일하면서 깨달은 건데, 인맥은 생각보다 많은 일에 영향을 미칩니다. 고스트라이터의 기본은 제때 최상의 원고를 써내는 것이지만, 내가 그 일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그걸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니까요. 만약 매년 조금씩이라도 매출을 늘려 나가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면, 매번 똑같은 클라이언트(나를 알고 내 능력을 인정해 주는 거래처)하고만 일해선 안 됩니다. 어떻게든 더 많은 거래처에 나를 알려야 해요.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인맥입니다. 업계에 나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양질의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게 되니까요.
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내가 직접 나서서 나를 홍보하는 방법, 둘째, 나와 일했던 경험이 있는 지인이나 거래처가 나를 다른 거래처에 소개해 주는 방법. 어떤 경우든 인맥은 필요하지만, 단언컨대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은 두 번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나를 잘 모르는 곳에 내가 직접 연락을 취해 스스로를 소개한다고 한들 바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요? 뭐, '저 사람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구나'라는 인상은 줄 수 있을 겁니다. 운이 좋으면 나중에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겠죠. 하지만 아마 그뿐일 겁니다.
이와 달리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의 지인이나 동료에게 나를 소개한다면 어떨까요? 대개는 당장 일할 사람을 구하는 이에게 나를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좀 더 타율이 높은 방법인 거죠.
그렇다면 나를 기꺼이 지인이나 동료에게 소개해줄 인맥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함께 일했던 경험이 좋아야 한다는 겁니다. 함께했던 일의 과정이 원활하고 결과 또한 좋았다면 그 사람(클라이언트)이 다음에 나와 다시 일할 확률은 100%에 가깝습니다. 또 함께 일해서 좋았던 경험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 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사람을 소개한다는 건 믿음과 연결되는 일입니다. 친한 지인이나 동료가 나를 믿고 잘하는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무나 소개할 순 없는 일이잖아요? 그러니 누구에게든 기꺼이 소개할 만한 사람이 되려면,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 최상의 결과를 내고, 함께 일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항상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어떤 문제든 차근차근 대화로 풀어나가는 거죠. 내가 상대에게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상대도 내게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인맥이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고, 나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소수의 인맥만으로도 충분해요. 우호적 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습니다. 다수와 우호적 관계를 맺기 위해선 소수일 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내가 상대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해서 상대까지 그러리란 법은 없잖아요? 그러니 괜히 나에게 별 관심도 없는 다수의 사람과 잘 지내려 애쓰기보다, 나를 좋아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집중하는 편이 마음도 편하고 관계도 수월합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저에게 일을 맡겨주는 이들은 예전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나 선후배, 함께 일하면서 좋은 관계를 맺어온 거래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예요. 그러나 함께 일한 적이 있다고 해도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 소원해진 이들과는 관계를 정리하는 게 낫습니다. 저는 매년 1월,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1년 동안 한 번도 연락이 오고 간 일 없는 이들의 연락처를 삭제합니다. 뭐, 나중에 다시 연락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이미 제 마음속에선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돼버린 거죠.
동종 업계 사람들의 관계는 넓이보다 깊이가 중요합니다. 양보다 질이 훨씬 중요해요. 다수의 그저 그런 지인보다 나를 믿어주는 소수의 키맨과 좋은 관계를 맺을 때 일도 늘어나고 성과도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