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아줌 시 11화

달걀 두 판을 깨먹은

by 박서진


지인에게 받은

달걀 두 판

신선한 초란이라

노른자가 봉긋했네


봉긋한 가슴을 가진 그 때가 있었지

열흘이 지나 한 달이 되어도 쉬 곯지 않는

싱싱한 열정도 있었네

삐끗해 금 간 계획도

손가락에 침 묻히지 않고도 휙휙 넘겨갈 수 있었지


허나 지금은 달걀 두 판을 깨먹은 나이

씨알만 굵었지 얇아진 껍질

확 퍼지는 흰자와 납작해진 노른자

목소리만 큰 쌈닭 되어

무정란만 품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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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달걀 두 판을 깨먹은 나이가 되었다.

누구는 황혼기에 접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활활타오르는 시기는 지났지만

불꽃이 잦아들어 고구마도, 밤도 구울 수있고

뜸도 들일 수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여, 지금의 나이가 좋다.

다시 젊었던 시절로 돌아 가고 싶지 않다.

설사 무정란을 품고 있다하더라도

뜸을 들일 수 있는 따스함을 간직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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