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라는 두 개의 우주
나의 우주에서는
꽤 괜찮은 어른이라고 생각했어
제법 우주의 이치도 알고 있었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안다고 믿었지
감정은 적당히 감추는 게
어른스러운 일인 줄 알았어
너가 나의 우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너의 눈에서는
숨기지 못한 마음이 반짝였고
너의 입에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던 말들이
투명하게 쏟아졌고
너의 손에서는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따뜻한 우주 하나가 있었지
하루하루 너와 함께하는 일은
내 안의 굳은 것을 풀고
내 마음을 조금씩 열게 해
우리는
서로의 우주를 밝히며
함께 자라고 있어
'작은 인형이지만, 마음은 크게 안아주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