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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한 끗 차이

운동장에서 배운 첫 번째 인내

by 꽃하늘

나는 국민학교로 입학해 초등학교로 졸업했다.
희미한 기억 속 운동장은 흙바닥이었고, 주위에는 큰 나무들과 정글짐, 시소, 그네가 있었다. 가끔은 뜀틀이나 높이뛰기 기구도 놓여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타고난 신체 능력으로, 1학년 입학 후 첫 달리기에서 반 1등을 했다.

선생님 말씀에 따라 그냥 뛴 것뿐인데 뜻밖의 성적을 얻었다. 그 일로 의지와 상관없이 육상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단거리 달리기를 잘한다는 이유 하나로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기본적인 체력이 좋아서인지 여러 종목을 쉽게 익혔고, 땡볕 아래서 연습을 거듭하며 종종 좋은 성적도 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근성과 체력은 그 시절에 다져진 것 같다.


숨이 목 끝까지 차올라도 포기하지 않고 넘어서는 연습, 참다 보면 끝나는 연습… 그 시간을 버티며

‘참는 힘’을 배웠다. 하지만 오래달리기와 철봉만큼은 유난히 힘겨웠다. 오래달리기는 마치 물속에서 숨을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듯 답답했고, 철봉은 다리를 걸고 세 바퀴쯤 도는 동작이었는데 잘 되지 않아 울고 싶고 도망가고 싶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의 나는 운동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고, 건강을 위해 걷는 것조차 큰 마음을 먹어야 가능하다.

이 글을 쓰며 나 자신을 조금 반성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매일이 인내의 연속이다.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그 길이 곧 내 길이 되고, 인생은 정답이 없는 시험지라 생각한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그 시험지는 내가 나만의 답안을 써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내가 힘들고 조급한 마음이 올라올 때면, 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불러낸다. 숨 막히던 오래달리기의 순간도, 철봉 앞에서 울고 싶던 시간도 이제는 따뜻한 추억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 또한 힘든 시간을 지나며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이 순간도 지나가면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툭툭 털고, 나는 또 하루를 일으킨다.


운동장 속 아이들은 그 자체로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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