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의 자리 정해주는 법
"어디 있더라..."
충전기를 찾아 집 안을 헤매고 있습니다.
분명 어제 거실 소파에서 핸드폰을 충전했는데, 그 후에 책상으로 가져갔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침대 옆 콘센트에 꽂아뒀던 것 같기도 하고...
ADHD를 가진 우리는 종종 이런 상황을 겪습니다.
물건을 사용하다가 '잠시만'이라는 생각으로 아무 데나 두게 되죠.
하지만 그 '잠시'는 영원이 되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전자기기는 콘센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두고, 옷은 입었던 자리에 그대로 놓고, 책은 읽다가 멈춘 그 자리에 남겨두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물건을 찾을 때마다 온 집안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점입니다.
ADHD의 특성상 이 과정에서 주의가 흐트러지기 쉽고, 결국 원래 찾으려던 물건은 잊은 채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장소의 법칙'입니다.
모든 물건은 그것을 가장 자주 사용하는 장소 근처에 두어야 합니다.
마치 칫솔과 치약이 항상 화장실에 있고, 냄비와 프라이팬이 주방에 있는 것처럼요.
당연해 보이는 이 원칙이 실은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충전기는 우리가 주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장소마다 하나씩 준비해 둡니다.
책상용, 침대용, 거실용으로요.
조금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매번 충전기를 찾아 헤매는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책을 읽을 때 필요한 것들(책갈피, 필기구, 메모지)은 항상 책꽂이 근처에 둡니다.
커피를 마실 때 필요한 도구들(전기포트, 드리퍼, 필터, 원두)은 모두 주방 한 공간에 모아둡니다.
운동할 때 입는 옷과 필요한 도구들은 운동 가방에 늘 함께 보관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첫째, 물건을 찾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적어도 어느 방에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으니까요.
둘째, 해당 활동을 시작하기가 쉬워집니다.
필요한 도구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니, 준비 과정에서 주의가 흐트러질 일이 줄어들죠.
셋째, 물건을 잃어버릴 확률이 낮아집니다.
사용이 끝난 물건은 항상 같은 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냥 편한 데 아무데나 두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죠.
하지만 이렇게 물건의 자리를 정해두면, 나중에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쓰고 나선 그 자리 그대로 두고 다른 곳으로 떠나면 되죠.
오늘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자주 잃어버리는 물건 하나를 정해서, 그 물건의 '정확한 자리'를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한 달만 그 자리를 지켜보세요.
분명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