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까먹는 일로 점수 까먹지 않는 법
"그냥 좀 더 집중해보세요."
"정신 좀 차리세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잖아요."
ADHD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언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뇌는 이미 수많은 생각과 자극으로 가득 차 있어서, 단순히 의지만으로는 주의력을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머릿속은 마치 수십 개의 TV가 동시에 켜져 있는 미디어 센터와 같습니다.
뉴스 채널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들이 흘러나오고, 예능 채널에서는 즐거운 상상들이 펼쳐지며, 드라마 채널에서는 과거의 기억들이 재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채널에만 집중하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요구입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뇌와 신체는 놀라운 적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처음에는 어렵고 불안정하지만 반복된 연습을 통해 자연스러운 동작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ADHD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개발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일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체계화'입니다.
이는 복잡한 상황을 단순하고 명확한 규칙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마치 도서관의 책들이 분류 체계에 따라 정리되어 있어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생활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면 판단과 선택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습관화'입니다.
매일 아침 이를 닦는 것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행되는 행동 패턴을 만드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루틴, 점검 습관, 정보 관리 등을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만들면 의식적인 주의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내면화'입니다.
이는 외부의 도움이나 도구에 의존하던 것들을 내면의 힘으로 전환하는 과정입니다.
마치 초보 운전자가 백미러 점검표를 보며 운전하다가 점차 자연스럽게 주변을 살피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점차 자연스럽게 ADHD의 특성을 다루는 법을 체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분명히 변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실수와 실패는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럴 때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완벽을 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ADHD를 완전히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실수의 빈도를 줄이고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음 글부터는 이러한 세 가지 접근법을 바탕으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들을 하나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방법들이 번거롭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반복을 통해 이러한 행동들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면, 우리는 더 이상 ADHD로 인한 어려움에 크게 영향받지 않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