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동생한테서 전화가 온다.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새벽 4시고 아침 7시고 잘 일어나지만 할 일이 없을 때에는 게으름을 피운다.
동생한테 전화가 온 시각 나는 잠들어있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 곧바로 전화를 건다.
동생은 지적 장애우이다. 공공 근로일을 할 때도 있지만 하지 않을 때도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를 하고 아침을 챙겨 먹은 뒤 장애인 복지관으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동생이 들리는 복지관은 점심 메뉴가 알차서 들을 때마다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매주 월요일마다 오전 10시에 줌으로 심리학 관련 공부 모임을 하고 있는데 8시가 넘어가는데도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나는 아침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무 일도 없는 날이라면 아침이고 점심이고 챙겨 먹을 생각을 않는다.
동생은 내 전화를 받자마자 아침은 먹었냐고 묻는다. 난 지금 막 일어나서 아직 안 먹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동생이 살라고 태어났지 죽을라고 태어났가니 하면서 얼른 세수하고 밥 먹으라고 한다.나는 그러마 하고 일어나 세수를 한다. 동생 말대로 세수만 했는데도 곧바로 정신이 맑아진다.
이렇게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나는 세수하는 것도 싫을 때가 있다. “살라고 태어났지 죽을라고 태어났가니”라는 동생의 말이 내내 맴돌았다. 그렇지, 살라고 태어났지 죽을라고 태어났나. 그렇다면 아침이건 점심이건 잘 챙겨 먹어야겠지. 가끔 동생은 심플하지만 핵심을 건드리는 말을 한다.
저녁을 챙겨 먹고 나는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 아침 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동생의 말 한마디가 오늘의 날 행동하게 한다. 지금 내 상황을 시시콜콜 잘 알고 있는 동생이다 보니 그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음식 두 가지 준비를 막 마치려는데카톡이 왔다. 오랫동안 심리학 공부 모임을 함께 해온 친애하는 동화작가 선생님이 새벽에 도착하게끔 음식을 주문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7시, 문을 열어보니, 상자가 쌓여있다. 어제 마트에 들렀을 때 사려했으나 사지 못한 사과와 달걀. 아무 말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잘 맞다니. 사과를 씻고, 달걀을 삶는다.
동생의 말을 발판 삼아 아침을 잘 챙겨 먹고 독서 코칭일을 하러 작은 도서관으로 향하는 전철, 동생 전화가 온다. 나는 전철이라, 나중에 전화를 하겠다고 알리고 얼른 끊는다.
전철에서 내려 도서관까지 걸어가는 도중, 동생과 통화를 한다. 복지관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오늘은 안 가고 병원에 갔다 왔다며, 변비가 심해 약을 먹고 있단다. 아니, 어제“살라고 태어났지 죽을라고 태어났가니”하던 동생이 변비로 고생을 한다. 이내 내 잔소리가 시작된다. 상황 역전이다.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안되야. 걸어 다니며 몸을 움직여야 된당게에. 물도 자주 마시고, 고생이 많다이.”나는 어디든 내발로 잘 걷고 동생은 걷는 걸 싫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