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
내 안에 검은 아이가 있다.
떼어내 보려 안간힘 쓰지만 지치지도 않는지 그림자처럼 늘 따라온다.
비행기를 타고 떠난 두번째 여행 -
인도네시아 발리.
절벽 사원 올라가는 길 거친 돌덩어리를 바라보려
그 아이가 가슴을 내민다.
여행지에서 난
여전히 그 아이를 멀리하려 하면서도
절벽의 '검은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행크스가 긴 수염을 기르며, 원시생활(?)하던 섬이 떠오르는 뷰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밝고, 화사하고, 남들과 잘 어울리는... 그런 류의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것 같다.
특히, 사회 생활이라는 환경에서는 더욱.
일상에서 난
거기서 벗어나면 어쩌나-
이 검은 아이가 삐져나오면 어쩌나
늘 불안했다.
절벽 사원 올라가는 길
돌계단을 하나..하나.. 밟으며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자유롭고 싶어하던
'그 아이'가
오랜만의
바닷바람에
조심스레... ...
수줍은 미소를 띄운다.
언젠간
이 검은 실타래도 저 부드러운 물처럼
유유히 ...
흘러갈 수 있길
조용히 나즈막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