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1강
1단계 수업이 끝나고 3단계 수업을 해 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
시간은 일요일 새벽 5시이다. 토요일 밤 11시도 쉽지 않았는데 일요일 새벽 5시라니. 과연 1단계보다 조금 더 긴 여정인 7개월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게다가 이미 1단계 수업 준비를 공들여해 놓은 터라 다시 같은 단계를 하는 것이 나에게는 일의 부담을 더는 일이기도 했다. 다른 단계를 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수업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수업을 하기로 한 것은 1-2단계를 거치며 1년을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과 언어 공부를 하는 것은 처음 언어를 배우는 학생들과는 또 다른 많은 가능성과 이야기가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수업의 70%를 한국어로 해도 될 정도라고 하니 과연 실력들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다.
그렇게 다시 첫날!
줌 화면으로 들어오는 친구들의 이름이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너무 익숙하게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를 한다. 이게 레벨 3단계의 클래스인 것이다.
그렇게 만난 여덟 명의 친구들과 다시 새로운 7개월의 여정이 시작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지금까지의 여행보다 조금 더 멀리 가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한국어의 세계와 점점 가까워지는 만큼 나는 어쩌면 약간 거리를 두고 한국어를 보며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국어 여행이다.
우리는 어떤 여행으로 나아갈까.
언어라는 도구로 나아가는 여행길의 끝,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출발선이 여전히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