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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리듬을 찾아서

by 김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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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긴 긴 연휴 잘 보내고 오셨나요. 연휴 포함 3주째 연재 리듬을 잃고 헤매다가 겨우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현재 시간 밤 11시 20분, 마감을 지킬 수는 없을 것 같지만요.


혼자 일할 때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을 하나 꼽으라면, '리듬 지키기'가 아닐까 싶어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은 리듬이고 뭐고 무조건 해낼 수밖에 없는데, 혼자 하는 일(대표적으로 브런치 연재, 인스타 업로드)은 종종 뒤로 밀리다가 리듬을 잃고 맙니다. 어쩌면 가장, 가장 중요한 일인데 말이에요.


연휴를 앞둔 2주는 전투 모드였습니다. 직장인일 땐 연휴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지금은 약간 두려워요. 아이들도 함께 쉬는 연휴에는 꼼짝없이 육아를 해야 하거든요. 모든 것이 멈추기 전에 호다닥 할 일을 해두어야, 연휴 내내 육퇴 후 조급하게 노트북을 켜는 비극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뭘 했냐, 책 관련 이모티콘 제작 의뢰를 받아서 열심히 그림을 그렸고요.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공저 원고도 넘겼습니다(오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아트페어 디자인 프로젝트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서 하루하루 확인과 결정의 연속이었어요. 연휴가 끼면 인쇄소도 비상이거든요. 연휴 전에 인쇄소 세팅하고 출력용 파일 체크하느라 덩달아 비상 비상 외치며 추석을 맞이했습니다.


연휴 동안은 아이들이 연달아 수족구에 걸려서 문 연 병원 찾아다니느라 일주일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어요. 덕분에 오랜만에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함께 푹 잤습니다. 뭘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다가도 껌딱지가 된 아이들을 겨드랑이에 하나씩 끼고 '에라 모르겠다' 하며 누워서 뒹굴었는데, 그게 의외로, 너무 좋더라고요. 그렇게 쉼표를 찍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돌아오는 중입니다).


연휴 내내 꼭 붙어 지냈더니 더 눈에 밟히는 아이들. 일도 육아도 내 맘 같지 않지만, 둘 다 시간과 정성을 쏟는 만큼 자란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균형을 잘 지키기 위해서, 리듬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시 시동을 걸어보겠습니다. 부릉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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