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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an 19. 2021

목표와 희망사항의 차이

일단 뱉고 보는 새해 목표



‘우리 언젠가 꼭 같이 유럽 여행을 가자. 에펠탑 앞에서 와인을 마시자.’

‘우리 언젠가 꼭 동네 친구 하자. 약속 없이 츄리닝에 슬리퍼 끌고 만나 맥주 한 잔 하자.’


솔과 내가 습관처럼 하던 말이다. 지금 와 말하지만 아예 가능성이 없던 일이었다. 말 그대로 ‘언젠가’ 이뤄졌으면 하는 희망사항이므로 우리는 겁도 없이 만날 때마다 이 말을 뱉었다. 자꾸 말하다 보니 어느 순간 에펠탑 앞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고 또 어느 순간 걸어서 만나는 거리에 살게 됐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뱉는 말’의 힘이라고도 생각한다.


어쩌면 너무 많은 희망사항을 뱉어놓고 이뤄진 몇 개만 기억하며 다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답이다) 그렇다 해도 그 몇 개의 경험 덕에 우리는 또 다른 희망사항을 뱉고 또 뱉고 기회가 되면 맺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다 어쩌다 하나가 이뤄지면 ‘역시 뱉어야 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는 여전히 뱉기가 참 어렵다. 목표와 희망사항은 무엇이 다를까. 목표는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내 목표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할까 봐? 말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누가? 가까운 사람들이? 그럼 희망사항이라고 해볼까. 그러면 조금 편해지려나.

목표든 희망사항이든 올해는 뱉어 봐야겠다. 그중 하나라도 이뤄지면, ‘역시 뱉어야 해!’ 하며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말하고 이뤄갈 수도 있을 테니까.



2021년 목표(희망사항)

- 책 3권 이상 작업하기

2020년부터 회사를 떠나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작년에는 임산부이자 반백수이자 (새싹)프리랜서 에디터로 겨우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고맙게도 올해는 계획된 책이 세 권이다. 상반기에 세 권을 잘 마무리하고 한두 권 정도 더 계획해볼 수 있기를!


- 함께 일하는 회사 한 군데 이상 늘리기

2019년에 우연한 기회로 한 회사와 프로젝트성 작업을 시작했다. 그때 만든 책이 좋은 반응을 얻어 2020년의 작업으로, 다시 2021년의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 회사와만 일했는데, 당분간은 육아와 일을 병행할 생각이라 올해는 일의 범위를 넓혀 보고 싶다. ‘폴인’과 ‘퍼블리’ 등 프리랜서 에디터를 구하는 회사에 문을 두드려봐야지!


- 매주 1회 이상 글쓰기

유와 함께 하는 ‘월요글쓰기’를 포함해 꾸준히 글을 써야지. 혼자 쓰지 말고 자꾸 올리고 공유할 것!


- 준학예사 시험 보기

계속 생각만 했던 준학예사 시험을 보는 것이 올해의 커다란 목표 중 하나다. 사실 이것 때문에 목표를 뱉기가 어려웠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일단 써 놓으면 잊어버리지는 않겠지. 11월 말에 시험이 예정되어 있어, 상반기에 책을 마무리하고 하반기에는 바짝 시험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여전히 자신은 없지만, 어쨌든 나의 희망사항이다. 언젠가 오빠랑 여름이랑 바닷가 마을에 내려가 살게 되면, 그 지역에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미술사와 세계사, 박물관학 공부는 재미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요, 곰브리치 작가님.


- 브런치북 공모하기

글을 꾸준히 써서 올해는 9회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에 공모해봐야지!


- 그리고 무엇보다, 여름이 잘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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