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문득 시가 떠올랐어요.
이정하 시인의 <낮은 곳으로> 예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이 시가 주는 엄숙함과 비장함이 무척 좋아요.
단단한 느낌이 들고
어떤 환경에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
받아들이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와 결심이랄까요.
그래서 시를 계속 화면에 띄워놓고
보면서 이미지를 떠올려봤어요.
전 이런 사랑을 받기보단,
이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 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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