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정답

by 채수아

20년 전쯤, 3월 하순이었습니다. 해마다 3월에는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를 합니다. 강당에서 학교 소개 및 교직원 소개, 교장 선생님 말씀이 끝나면, 학부모님들은 각 반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다음부터는 담임교사가 학부모님들에게 전달할 내용들을 알려주는 시간이지요.


그 당시 우리 반에는 '다운증후군' 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 아이와 짝을 하기 싫어하고, 심지어는 '하필이면 우리 반에 들어와 짜증이 난다'는 식의 말을 함부로 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교육을 시켜야 하지만, 학부모님들에게 그 상황을 바르게 알려드리기 위해 저는 마음을 모아 그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끝내 저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학부모님들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다운증후군인 아이가 무슨 큰 잘못이 있어서 그렇게 태어난 것일까요? 어쩌면 학부모님들의 사랑하는 자녀도 그렇게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이는 세상에 그렇게 태어난 것입니다. 우리 반에 그 아이가 들어온 이유는, 우리 반 친구들이 다른 반 아이들보다 그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제 말을 이해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좀 더 큰 마음으로 이 상황을 바라봐 주시고, 자녀들을 교육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기 반에 장애아가 있다고 학교에 항의 전화를 하는 학부모가 있을 때였습니다. 믿어지지 않으시지요? 인간은 때로 그렇게 잔인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근무를 하면서 아이들로 인해 힘들었지만 사랑 많은 아이들로 인해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건강한 아이든, 건강하지 않은 아이든, 정상으로 태어난 아이든,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든,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말과 눈빛으로, 사랑을 몸으로 보여주는 어른이 많아질 때 가능한 일이 되겠지요.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함부로 내뱉는 어른이 보이면 저는 그 옆에 서 있는 아이에게 시선이 가더군요. 부모 노릇도 어른 노릇도 쉽지 않지만, 우리가 애써 노력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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