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불화를 잘 견디지 못했던 나는, 두루두루 잘 지내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며 살았다. 내 마음이 어떤가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꽤 많이 힘들게 했을 거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 10여 년 전에 알게 된 세계적인 영성 작가인 웨인 다이어의 책들을 접하면서 꼭 그렇게 살 필요가 없다는 걸 배웠다. 그 말은 내 삶에 편안함과 담대함과 함께 평화로운 여백을 주었다.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시기였다. 몇 년 전, 우연히 김미경 강사님의 유튜브 강의에서 이런 내용을 들었다.
우리는 보통, 속 깊게 사귀던 사람과의 관계가 나빠졌을 때 굉장히 큰 상처를 받는다. 정성을 기울이고 공을 들인 사람이라, 더 그럴 것이다. 깨어진 관계를 부여잡고, 그걸 곱씹고 또 곱씹으며 끌탕을 하느라 긴 시간 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제는 그러지 마라. 그 사람과의 인연은 거기까지라고 마음을 바꾸어라. 돌이켜보면 좋았던 시간이 훨씬 많았는데도, 우리는 관계의 끝 부분만 기억하려고 한다. 거기까지의 시간을 보자기에 꽁꽁 싸서 그 자리에 가만히 놓아두고, 그냥 떠나라. 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어두움에 빼앗기지 마라.
내 인생에도 그런 존재가 몇 명 있었다. 내가 새롭게 배운 '보자기 이론'은, 나에게 마치 선물처럼 느껴졌다. 남아있던 불편한 마음이 어느새 걷히고 있었다. 내가 평화로운 것처럼 상대방도 평화롭게 잘 살기를 빌고 있다, 어쩌면 한쪽의 지나친 희생과 배려는 순리에 맞지 않으니, 내게 삶의 지혜를 주기 위한 하늘의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짧은 생각의 전환은 나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만들었고, 마음은 점점 평화로워졌다
상대방이 잘못한 것임에도 당당히 사과를 요청하지 못하고, 내가 먼저 부드러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수많은 시간들! 나는 그걸 큰 사랑이라고, 배려라고 믿고 있었다. 내가 꽤 좋은 사람이고 그릇이 큰 사람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 돈 욕심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 또한 큰 욕심이라는 걸 깨달았다. 서로가 아껴주고, 내가 잘될 때 나보다 더 기뻐하는 인연들이 따스한 에너지로 나를 감싸주고 있다. 그 에너지가 나를 더욱 건강하게, 살맛 나게 한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감사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