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집중수련 과정의 마지막 날, 선생님께서는 각자에게 명상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셨다. 개인마다 자신에게 명상은 어떤 의미인지, 명상을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스스로 명상을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는지 통틀어서 던지신 질문이었다.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를테면 명상을 통해 과거와 미래로 끌려다니지 않고 현재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나 생각의 지옥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등등.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 진짜 명상을 통해 무엇을 발견했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자기 돌봄'이었다. 명상을 통해 나를 만나고 나를 보살피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마음 챙김 명상을 통해 나의 삶은 이전과 정말 많이 달라졌다. 삶의 모습이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졌고 그것은 실로 엄청난 변화였다. 명상을 하기 전의 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문자적인 해석 외에는 그 실체를 알 수 없었다. 그 뜻을 정말 아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지 늘 궁금했다. 그런 말들은 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자주 튕겨져 나갔다. 알맹이 없이 으레 하는, 힘없이 부유하는 말로 느껴졌다.
오랫동안 기능적인 삶에만 몰두하며 살았다. 목표를 세우고 점검하고 결과를 평가하고 그다음을 계획하는 삶. 나는 없고 내가 해야 할 일들만이 나를 끌고 다니는 삶. 그런 삶에서는 내 마음은 어떤지,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에 자꾸 시선을 빼앗기면 삶이 나아가지 못할 거라고, 속도를 잃어버릴 거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했다.
마음 챙김 자기 연민 과정(Mindful Self Compassion, MSC)을 통해 처음 명상을 알게 되었을 때,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떠올려보고 그 사람이 지금 고통 중에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상상해 보라는 질문이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 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조금이라도 가닿을 수 있는 적절한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 내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고통 중에 있을 때는 어떠한가. 자기 자신에게 진심 어린 따뜻한 위로를 건네본 적이 있었던가.
눈을 감고 앉아 고요하게 자신을 들여다본다. 내 마음에서 무엇이 떠오르는지, 어떤 생각들이 나를 사로잡는지, 나는 지금 뭘 느끼고 뭘 원하고 있는지.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따뜻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스스로를 비난하는 에너지로부터 조금씩 벗어나게 된다. 단번에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또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게 연민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을 만나게 되고, 점차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 가볍고 일시적으로 발휘됐다가 꺼져버리는 힘이 아니라 아주 단단하고 묵직한 힘, 삶을 지탱하는 힘.
이제 스스로를 비난하는 데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돌보는데 힘을 보탠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를 끌어안으며 잘 데리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