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가볍게, 경쾌하게!

by 우이

얼마 전 3일간의 MSC(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묵언안거 과정을 마쳤다. 지난 5일간의 집중수련과 비슷하게 안거 기간 동안에는 되도록 침묵을 유지하며 오로지 수련에만 몰입하는 기간이었다. 집중수련을 경험해 봤고 이번 안거는 기간도 더 짧았기에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번 수련도 쉽지 않았다. 명상을 할 때마다 늘 ‘너무 애쓰지 말자’고 다짐한다. 힘을 주어서 긴장한 채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오로지 알아차림만 유지하며 깨어있자고 되뇐다. 하지만 마음은 어느샌가 또 힘을 준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려고 의식하다 보면 늘 쉬는 숨인데도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호흡이 얕으면 얕은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그렇구나- 하면 되는데 호흡을 통제하려는 욕심을 부린다.


명상이 잘 되고 있는지 평가하다가 실망하다가 짜증이 몰려오다가 하기 싫어지기도 했다가 온갖 저항에 부딪힌다. 이렇게 저렇게 씨름을 하다가 ‘아, 또 너무 힘주고 잘하려고 하고 있네’ 자각하고 마음을 내려놓으면 그제야 숨도 편안해지고 고요가 찾아온다. 깨어서 온전히 지금 이곳에 머물러보는 찰나의 순간이.


무엇이든 초보자에서 한 단계 발전하려면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영도, 운전도 처음 배울 때를 떠올려보면 아무리 힘을 빼려고 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더 힘이 들어가서 온몸이 움츠러들었던 기억이 난다. 알면서도 힘을 뺀다는 건 그렇게 어렵다. 결국 머리로만 아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힘이 빠지고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도 힘을 빼고 가볍고 경쾌해지고 싶다. 가끔 우울감이 찾아올 때, 모든 것에 심드렁해지는 무기력감이 나를 덮칠 때, 여전히 마음속에서는 당황스러운 사이렌이 울린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아 하고 얼른 빠져나오려고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럴 때마다 반복해서 또 훈련해 본다.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어떻게 늘 기쁘고 즐거울 수 있겠어. 지금의 이 감정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조급하게 쫓아내려고 하지 말고.

그래, 지금은 이렇구나.


어깨에 바짝 들어간 힘을 툭툭 털고

무거운 숨도 홀가분하게 내뱉고

가볍고 경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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