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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착

by 샤토디

생착이라는 것은 하나의 조직이 다른 조직에 붙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을 이식하면 반드시 생착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착이 전제되지 않는 이식은 없다.


생착에 성공하면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그런데 생착에 실패하면 애써 가져온 공여자의 조직은 수여자의 조직에 잡아먹힌다. 나아가 운이 좋지 않다면 공여자의 조직이 수여자의 조직을 공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일단 조직을 이식했다면 그 조직의 분위기에 맞게 생착을 해야 한다.


조직의 종류와 이식의 성격에 따라 생착의 가능성과 의미는 달라진다. 그래도 생착은 언제나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생착의 성공을 위해 먼저 환자 본인과, 환자를 관리하는 의료진은 많은 공을 들인다. 경우 따라 평생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적응을 잘해야겠다 생각을 한다. 생착을 준비하는 하나의 조직이 된 느낌이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피해 주지 않고, 눈치 잘 챙기고, 입은 적게 벌리고, 귀는 활짝 열고. 새로 들어갈 조직에서 잘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한다. 말하자면 환자 본인으로서.


생착은 환자 본인의 노력, 그리고 의료진의 노력이 필요하다. 거기에 커다란 행운도 따라야 한다.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생착은 여러모로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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