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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 May 13. 2020

쓸데없는 생각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 처음으로 의문을 가진 것은 책상은 왜 책상이라고 부르고 의자는 왜 의자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언젠가 책에서, 이런 궁금증에 대한 설명을 본 것 같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언어학적인 의문 중의 하나이며, 어떠어떠한 이유라고 간결하게 답을 해놓았다. 그토록 오래 궁금했던 것에 대한 답을 책에서 읽고도 정작 그 답은 기억하지 못한다. 의문이란 단지 의문일 때 의미를 갖는 경우가 더 많은 법이니까. 

어린 나는 내 질문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에 실망했던 것 같다. 그게 왜 궁금하냐, 별게 다 궁금하다, 그럼 너는 왜 00이냐, 등등...

내가 00인 것은 아버지가 00이라고 지었으니까 그렇다는 걸 안다. 하지만 책상이 책상인 것은 누가 지었냔 말이다. 누가 지었길래 다같이 책상이라고 말하게 되었냐는 말이다. 누가 사물에 이름을 지을 생각을 했고, 그것을 구성원들이 다같이 따르게 되었을까. 지금처럼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도자나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내 궁시렁거림은 말이 되어 나가지 못했다.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었고 지금까지 그 궁금증은 궁금증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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