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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u C Jun 15. 2018

여전히 날 몰라도 돼


몇 주 전에 자소서 하나를 써야 했다.

4가지 질문에 4가지 답으로 나란 사람이 누군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인지

표현해야만 했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자소서뿐만 아녀도

'난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말해야만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정말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는 게 가능할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죽기 직전에도

확실히 알 수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과거엔 싫었던 책, 영화가 지금은 너무너무 재밌어졌다.

성향상 나는 누굴 만나더라도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몇몇 자리에선 그 누구보다 심하게 낯을 가렸다.

며칠 전까진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분명했는데,

지금은 그리 뚜렷하지도 않다.

상황마다 시기마다 내 생각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고, 나란 사람도 변한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로 특정 지어 나를 설명한 뒤

그걸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가 싶어졌다.

그게 과연 나를 잘 아는 걸까.


오히려 다양한 내 모습을 나라고 인정하면서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재미로 평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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