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메다 신이치로,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일과 사람에 치여 웃음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B급 영화를 만드는 B급 영화를 만드는 B급 영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그럼 일단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보는 것이 가장 재밌으니까. 이번 주말은 이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날려보는 게 어떨까?
좀비 영화를 찍는 촬영 현장이다. 영화는 음산한 창고에서 여주인공의 비명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이어지는 감독의 고함소리. 열정이 과도한 이 감독은 주인공의 연기를 비난하던 중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뛰쳐나간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던 중 뜬금없이 좀비가 출몰하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이 와중에 광기어린 감독은 혼자 신이 났다. 연기가 아닌 진짜를 담을 수 있기 때문. 그는 외친다. "어느 순간에도, 절대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영화 중반부에서 이 촬영 자체가 특집 드라마였음이 밝혀진다. 사건의 발단은 감독이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좀비물에, 무려 생방송, 게다가 원테이크다. 촬영한답시고 모인 배우들은 그야말로 오합지졸. 주인공들은 리허설 때부터 감독에게 갑질을 하고, 알코올 중독인 배우는 촬영 당일까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촬영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불륜 관계의 두 배우는 사고로 펑크가 났다.
이 정신없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어떻게 봐도 한심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의 집합체. 콩밭에 가있는 데다가, 관계도 최악이다. 그러나 촬영 시작과 동시에, 각자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함으로써 작품을 완성해낸다. 이 허점투성이인 작품이 멋진 것은 시나리오나 사람이 대단했기 때문이 아니다. 카메라 앞이 아닌 뒤에서 보여주었던 그들의 태도이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되니까. 멈출 수 없는 우리의 일과 삶도 마찬가지다. 대단치 않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매순간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우리의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