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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Aug 24. 2021

가을을 열렬히 반기는 마음


어제는 처서로, 꽤 쌀쌀했다. 반팔 니트를 입으려고 한참을 찾다가 옷걸이에서 떨어져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걸 발견하고 입지 못했지만, 이제 여름은 뒷모습을 보이는 때가 온 것이다. 그제는 자다가 새벽에 깼을 때 으슬으슬하니 추워서 조금 더 두툼한 이불로 바꾸었고, 온수매트를 틀려고 시도까지. (잠결이라 제대로 틀지 못했다.) 이제 조금씩 더위가 물러가려나 싶은데 기상예보를 보면 어제가 유독 추웠던 것 같고, 최고기온은 9월 말까지 25도에서 29도를 오르락내리락 할 모양이다.




여름은 더워서 좋아하는 산책도 실컷 즐기지 못하고, 너무 덥거나 비가 오면 실내에 피신해있었다.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만큼 경각심을 가지려고 집에 주로 있던 탓도 있지만, 여름 휴가도, 옷을 새로 사는 것도 모두 가을로 미뤄둔 만큼 이번 가을을 특별히 반갑다. 가을, 말이 살 찌는 계절이고, 독서의 계절이고, 내가 좋아하는 색감(낙엽의 색감)의 옷이 나오는 계절, 두툼하고 부드러운 옷을 드디어 입게 되는 계절이다. 이제 직장에서도 다리가 시려워서 목이 긴 양말을 찾게 될 테고, 가디건도 하나가 아니라 두 개가 필요하겠지.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옷들을 찾아보고 벌써 설레고, 캐롤을 이따금씩 듣기 시작했다. 가을에는 머리를 좀 풀고 다닐까, 구두를 신어볼까. 아쉽고 불평할 일을 찾으면 한도 끝도 없지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은 잘도 날아간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현재를 즐기고, 감사하고, 느끼려고 한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추석이 벌써 기대되는 만큼, 한 달 뒤 보고 싶은 내 모습을 그려본다. 조금 더, 솔직하고 마음을 여는 내가 되기를. 두번은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주는 애정을 아끼지 않기로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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