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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생명 Oct 21. 2023

5-?=?

진짜 퇴원

 3박 4일의 짧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입원생활을 마치고 마지막 퇴원을 했다. 항생제 주사를 맞은 부위는 여전히 부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병원에 굳이 더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진짜 퇴원이다.

실밥 제거도 해야 했고 한 번씩 점검도 받아야 해서 외래진료는 해야 할 테지만 더 이상의 수술이나 입원은 없을 것이다. 아니 있어서는 결단코 안 되는 일이다.

  

퇴원인사를 하려고 담당선생님을 찾았다.

많이 다쳐서 걱정을 했는데 진짜 고생 많았다고 격려의 말을 해 주셨다.

 고ㆍ생ㆍ많ㆍ았ㆍ다는

는 이 말에 왜 그리 눈물이 흘렀는지 정말이지 창피할 정도로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망가지고 짓이겨져 너덜거리는

 나도 보지 못한 내 상처의 민낯을 처음 마주한 분이

선생님이시고 그런 만큼 나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 누구보다 크고 깊을 수밖에 없기에 그런 감정이 솟구쳐 올라왔나 보다.

  

 큰 수술이었지만 출혈도 많이 없었고 철저한 관리로 하나의 염증도 생기지 않았던 탓에 치료기간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담당선생님께 감사의 선물을 전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80여 일간의 기나긴 일정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불행에 많이도 허우적거렸지만

가족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여기에 이르렀다.


 인생길이 그저 꽃길이기만 하다면 좋을 텐데 그 길엔 비도 오고 감당할 수 없는 폭풍우도 몰아칠 것이다.  


 이런 인생길을 가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폭풍우를 대하는 자세다. 갈대처럼 이리저리 휘청이지만 뿌리째 뽑히지 않는 유연함과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내려놓지 않는 강인함으로 각자의 인생길을 걸어 나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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