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생명 Oct 21. 2023

5-?=?

'상실의 기쁨'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실명을 짐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실명을 개성으로 여겼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외모에 만족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키가 더 컸으면, 좀 더 날씬했으면 하고 바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의 내가 나입니다. 내게 실명은 정확히 그런 것이었습니다."

 후안은 내게 말했다. "정직하게 말해서 나는 보이지 않음의 장점을 온전히 누려왔습니다."" 

        '상실의 기쁨'중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나 '특종세상'같은 프로그램에서 장애인들을 보며 늘 했던 생각은 장애인들은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것이었다. 내가 만약 그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들처럼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없다고 믿었기에 그들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타고난 특별한 사람이라고.


  그러나 내가 장애를 겪고 나니 알게 되었다. 그들은 살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고 있었다는 걸.

  

 '상실의 기쁨'이라는 책의 저자는  상실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내 신체는 망가질 수 없다는 환상을 박탈당했다'

 '나는 가능성의 한계가 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랬다. 상실은 당연한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했다. 내 신체는 망가질 수 있었다. 내 신체가 망가짐으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에서 다섯이 되었다.

 

 그러나 상실은 모든 것을 앗아가지는 않았다.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고 그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함께  주었다. 내가 볼 수 없었던 아니 보려고 하지 않았던 세상을 볼 수 있게 했으며 다시 찾은 평화의 소중함도 일깨워 줬다.


 나에게 상실은 성숙이며 성장이고 성장을 넘어서 새로 태어남이다.

 꿈이 없던 나에서 꿈을 발견하고 그 꿈을 쫓아가는 나로 행복을 두려워하던 나에서 행복을  꿈꾸는 나로 날마다 새로 태어나고 있다.







이전 01화 5-?=?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