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2>
< 인사이드 아웃 2 >는 누구나 겪는 시기, 즉 자아 형성과 정체성 혼란의 시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 양상이 어떠했건 간에 결국 누구나에게 공평한 시기이자, 중요한 시기. 사춘기는 그런 시기다.
이 작품은 결국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자아가 되고, 내가 내 스스로를 인식하는 이미지가 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아 나무’ 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는데, 나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상과 부정적인 자아상 모두가 어지럽게 혼합된 것이 결국 자아에 대한 이미지이며 자아 정체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예사 흑백 논리로 인간을 판단하는 게 흔해졌다. 좋다, 나쁘다, 도덕적이다, 비도덕적이다 - 여러 가지 경계선들이 나를 정의하고 한 쪽으로 가두어 틀을 만든다. 다시 아픔이란 키워드로 돌아오자면, ‘비정상’ 이란 딱지를 붙이는 것 또한 너무 흔하고 뻔해져 버렸다.
이는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와도 연관돼 있다. 누군가에게 딱지를 붙이는 데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은 결국 스스로에게도 같은 논리로 딱지를 붙이고, 스스로를 쉽게 어떠한 존재로 정의내려 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논하는 바는, 어쩌면 지금과 같은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가 나에게 붙이는 수많은 딱지와 그 이름들이 결코 나와 동일시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일 수도,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똑똑한 사람일 수도, 말조차 통하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정의하고, 나에게 이름을 새긴다. 결국 나는 어떤 존재도 될 수 있고, 어떤 존재도 될 수 없다.
그러니 중요한 건, 타인이 내게 새긴 수많은 이름들에 구애받지 않는 것. 내가 내 존재를 바로 세우고, 또 반대로 타인에게 함부로 이름을 붙이지 않는 것. 오직 그것만이 내가 나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