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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Nov 10. 2020

우즈베크 남편을 위한 빼빼로 만들기

우즈베크 남편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이벤트

빼빼로데이를 맞이하여 초콜릿을 좋아하는 딸내미와 함께 빼빼로를 만들었다.

아이에게는 처음으로 초콜릿 과자를 만드는 경험을 하게 해 주고 남편에게는 소소한 서프라이즈를 해주는 1석2조의 빼빼로 만들기!

사진도 찍으며 아이랑 함께 빼빼로를 만드는데 평온해 보이는 사진과는 달리 옆에서 밀고, 

손으로 치고 데코 사탕을 바닥에 다 흘리고.

제재하지 않으면 쉬지 않고 빼빼로를 먹어대는 아이여서 아이를 돌보며 빼빼로를 만드는 일은 혼자 만들 때보다 두배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완성된 빼빼로를 보니 설레면서 지금은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다.

인터넷으로 결제만 하면

만드는 레시피와 모든 재료가  들어있어 만들기도 정말 쉬운데 잘 알지 못하는 남편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먹는 내내 신기해했다.

생각해보니 20대 때 참 많이도 만들었는데 정작 남편에게 수제 빼빼로는 처음이었다.(다 누구한테 해 바쳤는지)


국제결혼하면 떠오르는 문화 차이는 불편하고 힘든 것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남편의 나라에 없는 문화적 차이와 다름을 알려주고 한국에 대해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줄 때 나는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일상적인 것들이 외국인 남편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해하는 걸 볼 때마다 소소 한 것이지만 그 속에서 희열을 느낄 대가 많이 있고 남편 덕분에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사실도 자주 느끼게 되곤 한다.


빼빼로데이가 빼빼로 회사에서 만들어낸 기념일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이벤트를 우즈베크에서도 하는지 갑자기 궁금해져 남편에게 물으니 샤로프든은 가르쳐주기가 싫은 건지 이런 것에 무딘 건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우즈벡 에서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이벤트가 있지만 종교적 성향 때문에 결혼 전 데이트를 한다거나 손을 잡고 다닌다거나 하는 것이 사람들의 눈에 안 좋게 보이기에 이런 이벤트 또한 쉬쉬 되는 날인듯했다.

요즘엔 타슈켄트 도시나 번화가에 나가면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12월 말일 정도가 되면 새해인사를 위해 선물을 주고받는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열심히 물어봐야 이런 정보를 남편에게 듣는듯한데 그러고 보면 한국 이벤트를 알아서 챙겨주고 한국 여자의 감성에 또 한 번 스스로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에만 있는 빼빼로데이이지만 

내년 빼빼로데이에 우즈베크에 가게 되면 아주 많이 만들어서 우즈벡 식구들에게 마구마구 한국의 정을 나눠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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