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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날 Sep 12. 2024

블루문

詩,냇물_11

블루문이라고 해서 달이 파란색일 줄 알았다.

어떻게 파란 달이 뜰 수 있을까.

밤에는 바다도 하늘도 파란색을 감추는데 말이다.

노을 진 하늘은 구름 속에 달을 감추고

육교에 모인 사람들은 사진 찍기 바쁘다.

사진을 보면 알게 된다.

내 눈보다 더 좋은 카메라는 없다는 걸.


학원 다녀오는 길

힘이 없이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 귀에는 세븐틴의 노래가 채워지고 있다.

사람들이 모인 육교, 엄청 큰 달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도 자연스럽게

찍어본다. 큰 달을.

분명 달을 찍었는데,

달 옆에 반짝이는 푸른 점.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것 같은 그 밤.

친구에게 비밀을 말해주려는데

“토성이네.” 던져진 나의 비밀.


다음에는 말해주지 않기로 한다.

나의 상상이 끝나기 전에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말어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591269?sid=102

초등학생 티를 벗어나지 못한 중학신입생이 독서교실에 와서 들려준 이야기이다. '블루문'이 이름처럼 블루가 아니어서 놀랐고, 친구가 자기의 상상력과 흥분됨을 가벼이 여긴 것에 서운한 표정으로.

배움은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관심 없었으나 친구의 한마디에 나의 빈수레를 느끼기도 한다.

이날, 나의 학생은 좀 더 상상하고 스스로 알아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얄미운 녀석이 잘난 척하며 말했다"고는 했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기쁨을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더 커 보였다. 귀엽기도 하지. 잘 지내고 있지? 웃을 때 천사 같았던 마음이 따뜻한 ㅎ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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