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냇물_10
아빠 말이 맞아.
엄마는 꽃이었어.
개미도 벌도
엄마한테만 가.
엄마말이 맞아.
아빠는 장군이었어.
쇠스랑 번쩍
하늘 한 번 찍고
땅도 쿵 찍고.
“우리 아가 토끼눈 됐네~“
그럼 나는 토끼구나.
도시 한편에서 주말 농장을 분양받았었다. 여름이면 상추를 뜯고 감자나 고구마 콩도 심어봤다. 시장에서 파는 크기가 아닌 감자나 당근은 우스웠고 가지런히 들어있는 알알이 콩꼬투리 만이 한 번 팔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쉽지 않은 농부의 시간, 주말이라는 제한을 가진 이름의 농장에 우리는 더운 날은 더워서 못 가고 피곤한 날은 피곤해서 못 가는 꾸러기들이었다. 그렇게 밀려 밀려 잡초와 토마토 덩굴이 힘을 합해 밀림이 되고 나면 다음 해에는 하지 말아야지 했다가 재분양을 신청하고는 했다. 놀이터 모래 말고 생명을 담은 흙과 함께 아주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는 많은 기억들을 선물 받았다. 내 다리 위로 기어가는 개미와 자꾸 날아오는 벌들을 보며 아이가 보낸 찬사는 뜨거운 햇빛아래 녹지 않는 비타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