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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미 Aug 12. 2021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정했다!

그런데 엄마가 여기서 왜...?

두 번째 부동산 투어를 마친 동네는 부모님 집에서 1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곳이었다. 그 시간은 다시 찬찬히 오늘 본 집을 떠올려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기 충분했다. 우선 선택지가 7개나 되었기 때문에 집이 너무 좁거나(5평 이하), 골목 깊숙이 있는 집은 피했다. 그러니 벌써 3개의 집이 걸러졌다.


그리고 예산에 너무 넘치는 집도 걸렀다. 보증금을 1천만원만 높이면 조금 더 좋은 집에 살 수 있었지만 그래 봤자 내 마음에 쏙 드는 집도 아니었다. 이러나저러나 마음에 쏙 드는 집이 아니라면 내가 감당할 수준의 예산만 투자하기로 했다. (사실 그 예산도 이래저래 최대한 모으고 모아본 돈 + 대출 가능 한도였다.)


그러자 마지막 2개 정도의 집만 선택지에 남았다. 두 집 모두 세입자가 살고 있던 집이기에 자세히 사진을 찍지 못했고, 그래서 각 집의 특징이 가물가물해져서 결정이 어려워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방'앱을 켜서 해당 집 근처로 지도를 움직여보니 운 좋게도 내가 맨 처음에 본 그 집이 직방에 매물로 나와있는 게 보였다! 앱에 나온 사진으로 자세히 보니 생각보다 방이 더 넓어서 마음에 들었다. 주방과 화장실은 꽤 좁았지만 이 정도면 아기자기하게 방을 꾸며놓고 만족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 결정했어!"


결국 나는 맨 처음에 본, 내가 다녀간 뒤로도 4명의 약속이 있다는 집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때는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중개사에게 연락은 다음날 하기로 하고 우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그 집의 링크를 가족 단톡방에 보냈다.


"이 집 괜찮지 않아요?"


돌아오는 답은 없었지만 부모님은 원래 답장을 잘 안 해서 그러려니 했다. 집에 도착한 나는 외투를 벗기도 전에 엄마에게 집 사진을 보여주며 집을 구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잔뜩 털어놓으려는데 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엄마가 나의 말을 가로막았다.


"안돼!!"


그렇다. 부동산 투어를 응원하던 우리 엄마는 내가 집을 결정한 그 순간 나의 독립을 반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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