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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25. 2020

아들에서 아빠와 남편으로 복귀

이제 다시 일상으로

이제 아들로서 아빠를 부를 수 있는 시간은 끝났다. 내겐 아빠로 불리는 시간만 남았다. 떠난 아빠를 떠올리며 아들을 바라보는 것은 묘한 경험이다.


인생의 동반자 파랑의 존재는 매우 든든했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쉽게 제자리에 서있기 어려웠을 것이다.


가까이 있는 분들의 위로가 참 따뜻했다. 그리고 멀리 있는 분들의 위로도 바로 옆에서처럼 느껴졌다.


문득 어머니와 동생에게 멀리 있는 내가 어떤 위로가 될지 궁금했다.





내 마음은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된 적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조금씩 움직여 보는 것뿐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차 올랐던 내 마음은 아주 천천히 가라앉겠지만. 그리고 아직 틈틈이 생각이 나지만.






아들의 학교 생활



1. 뱀&사다리 게임

아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저축을 열심히 한 상으로 받아왔다. 주사위를 던져서 골인 지점까지 가는 ‘뱀&사다리 게임’이다. 그동안 아들이 직접 그려서 만든 것으로 했었는데 이렇게 정품(?)을 얻게 되어 무척 기뻐했다. 한동안 쉴 새 없이 했다. 조금이라도 일찍 끝내기 위해 몰래 속였던 점 미안하다.




2. 칼라 런 행사

1년에 한 번 있는 큰 행사를 치렀다. 하얀 옷을 입고 장애물을 건너면서 온 몸에 색깔을 묻히는 날이었다. 그 취지는 ‘다양성’에 기반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침부터 신나 있던 아들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다. 막판에는 힘들어 보이기도 했지만 즐거웠다고 한다.




3. 아들의 존재

하굣길에 지난번 생일 초대를 해준 반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가 열심히 아들에게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내가 왜 준(아들)을 생일 초대했는지 알아? 준이 내 베스트 프렌드라서 그런 거야.’


그리고 가까운 이웃께서 그 친구 어머니를 다른 자리에서 만나 준(아들)이랑 이웃이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준은 모두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아이야~‘


잘 지내주고 사랑받는 아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아들의 생각과 말



1. 미술 수업 땡땡이

아들이 가장 사랑하는 미술 수업을 이제 혼자서 듣는다. 우리는 데려다주고 근처에 주차한 차 안에서 기다린다. 지난주에는 급하게 준비할 물건이 있어서 잠깐 다녀온다고 했더니 아들이 정색하며 어디 가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는 몰래 다녀왔는데... 갑자기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아들이 집에 일찍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런 적이 없어서 아들을 데리고 나와 물어보니... 엄마 아빠가 어디 물건 사러 간다고 했던 게 기억나서 그게 신경 쓰여서 나오고 싶어 했다고 한다.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사건은 다시 발생했다.


어제 수업을 들을 때도 아들이 파랑에게 어디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들어갔다고 한다. (나는 미용실에서 이발 중) 그리고 인사를 나누고 파랑은 나를 데리러 이동했는데... 그 사이 선생님께서 내게 전화하셨다. 아들을 바꿔달라 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밖에 차가 있는지 확인하러 나왔는데 없어서 놀라서 울고 있다고 했다. 엄마가 아빠를 데리러 왔다고 설명하고는 바로 다시 갈 거라고 알려주었다. 내가 도착하니 아직 울고 있어서 꼭 안아주고는 교실에서 보이는 바로 앞에 앉아있었다.


아직 많이 어린 아들인데 좀 의젓해졌다고 우리가 편하게 땡땡이를 쳤던 것 같다. 앞으로 당분간 조용히 잘 붙어 있어야겠다. 미안해 아들!




2. 급 크리스마스 시작 

이곳은 10월 말 할로윈 데이가 끝나고 나면 바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뀐다. 상점들의 분위기도 그렇고 집들의 장식도 벌써 시작된다. 작년에는 별 말이 없던 아들이 그런 분위기 변화를 보더니 우리도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자고 했다. 1년 만에 그것들을 꺼내서 세 가족이 열심히 늘어놓았다. 제법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에 익숙해진 우리였다.







오늘은 우리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기대해왔던 ‘아들의 첫 생일 파티’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아침에 비 소식이 있지만 파티가 시작하는 오후에는 개일 예정이다.


함께하는 모든 친구들이 즐겁기를, 그리고 아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생일 파티 준비물을 뒤늦게 확인하는 아들


* 매일 쓰는 진짜 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급 정보가 있지도 않은 아이와 지내면서 겪는 온갖 후회와 반성의 잡생각 뭉탱이 '육아 생존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로서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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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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