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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an 21. 2021

얼마나 가지면 더 이상 원하지 않을까?

'물욕'에 대하여

    "자긴 참 물욕이 없어." 어느 날 아내, 파랑이 말했다. 잠시 생각해보고 답했다. "응, 정말 그러네." 물욕의 사전적인 의미는 ‘재물을 탐내는 마음’이다. 생각해볼 동안 ‘내가 지금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나?’를 떠올렸다. 없었다. 정말 없었다. 어떤 재물이나 물건도 가지고 싶지 않았다. 생일날이면 파랑이 제일 곤란해한다. 가지고 싶은 걸 물어봐도 항상 ‘없다’고 대답하기 때문이다. 남들 좋아하는 자동차, 옷, 시계, 운동화 중에 원하는 게 없다. 원래 이렇게 태어난 걸까?


    아주 어릴 적에는 선물 받고 싶은 게 있었다. 메이커(브랜드) 신발과 옷을 신고 입고 싶었고, 큰 레고 장난감과 게임기를 가지고 싶었다. 전부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충분히 사주었고 덕분에 많이 해소되었다. 부족하지 않게 학창생활을 보냈고, 이젠 돈을 벌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처음으로 내 돈을 써봤다. 필수적인 금액 빼고는 하고 싶은 것에 모두 썼다. 가족에게도 쓰고, 내게도 쓰고, 주변에도 써봤다. 반년 정도 쓰다 보니 더 쓸 곳이 없었고 더 쓸 마음도 사라졌다. 그 뒤 재테크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저축 계획을 세우며 살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돌아보면 직장생활 초반 6개월에 평생의 ‘물욕’을 다 써버린 것 같다.



* 공감을 '강요'받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공감받지 않고, 공감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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