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터넷(Broadband)/와이파이(WIFI) 설치하기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과 소문들이 있었다. 괜한 정보들에 벌벌 떨며 골치 아픈 일은 만들지 말자고 그동안 외면해 왔었다. 또 특별히 나는 인터넷으로 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모바일 데이터면 충분했다. (영상 시청 X, 게임 X - 기상 후&취침 전만 데이터 On 후 확인) 인터넷 주 이용자인 파랑은 학교에서 주로 사용해서 그동안 문제없이 살아왔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게 만들었다. (정말 무서운 놈이다) 두 학생의 홈러닝을 위해 인터넷이 필수가 돼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지난주 금요일 사태가 심각해짐을 느끼면서 거의 1년을 미루어두었던 ‘인터넷 설치’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지인들에게 어느 회사, 어느 정도 속도, 얼마 정도 가격인지 문의했다. 회사는 메이저 통신사 Telstra(텔스트라), Optus(옵투스)도 있었고, 마이너 통신사 BELONG(빌롱), DODO(도도) 등이 있었다. 속도는 25mb~50mb 정도였고, 가격은 50~70불 정도였다.
그러던 중 우리의 검색왕 파랑이 비교 사이트를 척하고 찾아왔다. @.@! 이곳에서 내가 필요한 조건을 입력하면 내게 맞는 회사와 상품들이 제공된다.
열심히 비교하며 고르던 중 갑자기!
갑자기 전화가 왔다. 뭔가 하면서 받았는데 익숙한 콜센터 직원분의 억양이 흘러나왔다. (우리가 경험한 콜센터 직원분들은 99% 인도나 중동 쪽 분들이셨다)
그리고 동시에 접속한 비교 사이트에서 팝업창이 올라왔다. ‘지금 상담이 필요하지 않나요?’
무서웠다. 비교 사이트에서 바로 나를 돕기 위해 전화가 온 것이다. 마음은 고맙지만 내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하며 끊었다. (= 당신의 억양과 발음을 알아듣기에는 제 영어 실력이 부족합니다 ㅡㅜ)
다시 비교 사이트에서 제공한 리스트를 보며 고르기 시작했다. 속도는 50mb (무제한-언리미티드)이 되어야 했고, 가격은 제일 싼 거면 되었다. 회사는 아무 상관없었다.
그러던 중 내 눈에 들어오는 깔끔해 보이는 회사가 있어서 선택했다! 바로 BELONG. 비교 사이트에서 해당 회사 페이지로 넘어가서 진행하게 되었다.
12개월 약정 상품이었고 뭔지 모르겠지만 WIFI 모뎀이 공짜였고, 활성화(액티베이션)가 공짜였다. 가격도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5불 싼 65불이었다. 그리고 쓸지 안 쓸지 모르겠지만 80불 모바일 크레디트를 준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결제정보까지 입력하여 신청을 마무리했다.
안내 이메일, 문자가 왔다. 잘 신청되었고, App에서 네 신청 상태를 트래킹 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App도 다운로드를 했는데 깔끔하니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 활성화는 비즈니스 데이로 2~5일이 걸리고 모뎀 배송은 1~7일이 걸린다고 했다.
이제 기다리기!
신청을 금요일 오후에 했는데, 월요일에 문자가 왔다.
‘네가 신청한 인터넷이 활성화가 되었다'
그때까지 무슨 말인지 몰랐다.
화요일 오전 택배 아저씨께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시며 문 앞에서 멀찌감치 모뎀을 놓고 가셨다.
기대했던 것보다 무척이나 빨리 도착했다!
이렇게 예쁜 모뎀 박스와 사은품이 왔다. BELONG에는 핸드폰(모바일) 통신 상품도 있었다. 80불이 들어있는 심카드를 사은품으로 준 것이다. 다음 달에 와이프에게 사용해 보라고 주었다. (난 1년 할인 상품 쓰는 중 ^^;;) 박스를 열면 모뎀과 설명서가 들어있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말이다. 여분으로 다이렉트 랜선도 들어있다. 하라는 대로 인터넷 선과, 전원을 연결했다. 바로 와이파이가 활성화되었다. (인터넷 활성화되었다는 말이 이제 모뎀을 설치만 하면 바로 된다는 말이었다)
너무너무 빠르고 편리했다. 신청부터 설치까지 비즈니스 데이로 치면 2일이 채 안 걸렸다. 한국에서처럼 설치기사님이 오셔서 하나 싶었는데 그런 번거로움도 전혀 없었다. 나중에 이사를 갈 때도, 이사 가는 주소만 입력하고 모뎀만 가지고 가서 꽂으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세상 편하다.
그리고 궁금했던 속도도 아주 충분히 빵빵하다. 1층에 설치하면 2층까지 커버가 될까 했었는데 충분했다. 인터넷 설치 기념으로 아들은 백 년 만에 유튜브 키즈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시청했고 난 잠자고 있던 보스 미니 사운드링크(블루투스 스피커)로 하루 종일 클래식, 피아노 연주곡, 재즈를 배경음악으로 틀어두고 독서를 즐겼다.
나랑 와이프랑 핸드폰 요금제를 최저 상품으로 바꾸면 월 통신비가 엄청 올라가진 않을 것 같다.
역시 안 해보고 불안해하는 것들도 해보고 나면 다 별것 아닌 것 같다.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맞기는 맞다! 순식간에 호주 인터넷 설치 끝!
*이 이야기는 작년 중순 코로나가 시작될 때의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