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가 되는 유일한 방법
육아휴직이 시작된 날을 기억한다. 드디어 아빠라는 당당한 이름을 공식적으로 부여 받은 기분이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아빠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른 일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아이만 키우는 것은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다. 아니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사랑하는 아이를 옆에서 돌보고 키우는 것만큼 손쉬운 일이 또 있겠냐고 여겼다. 그렇게 이제 나는 좋은 아빠, 훌륭한 아버지가 될 일만 남았다고 굳게 믿으며 본격적인 육아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하루아침에 역할이 변했지만 나라는 사람은 그대로였다. 어쩌면 당연했다. 부족함 가득한 사람이 갑자기 자리만 바뀌었다고 모든 게 변할 리 없었다. 꼭 이루리라 외쳤던 큰 이상과는 멀리 거리를 두며 뒤틀리고 멀어지길 반복했다.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아이에게 짜증내고 화를 내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고 해서 나라는 사람이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생각, 행동, 말투는 크게 바뀌기 어려웠다. 물론 아이 앞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스스로를 자제시키고 변화시키는 노력을 꽤 해봤다. 하지만 모든 시도는 그저 나의 좁은 테두리 안에서 고쳐 앉는 정도였다.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는 아이와 진정으로 마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계속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만들어내는 나를 보면서 궁금함이 쌓여갔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무엇이 잘못되었길래 점점 그것과 멀어지고 있는가?
나는 아이가 이렇게 자라기를 바랐다. 한계가 없는 자유를 가진 아이, 아이다운 순수함을 잃지 않는 아이. 그런 아이를 위해 이런 아빠가 되고 싶었다. 먼저 모범을 보여 아이가 닮아갈 수 있는 아빠,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도 나를 믿는 아이와의 신뢰가 켜켜이 쌓인 아빠. 누구나 원할 법한 이상적인 모습을 멋지고 크게 그리고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할수록 이런 내 꿈이 욕심이었나 싶을 정도로 쉬운 게 없었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부분에서 엉망진창이었다. 아이를 기르면 당연히 이렇게 흘러가는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 속상했다. 어설픈 아빠가 육아를 해서 망치게 되는 건지 아니면 엄마들도 원래 다 그런 건지 헷갈렸다. 그저 오롯이 부족한 나로 인해 생기는 일들인지 자책을 많이 했다. 혼자서 고민하고 반성하고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더 이상 몰라서 저지르는 잘못은 없다. 이제는 알면서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졌고 그만큼 후회도 커졌다. 오늘의 고백은 아빠로서 지내온 시간에서 건져 올린 깨달음의 결정체다. 그러면서 다시 스스로 다짐하는 목표이자 이정표다. 어느 아빠, 어느 부모든지 아이를 맡은 어른이라면 내가 했던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몰라서 일어나는 비극은 사라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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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