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에 아빠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
난 애 키우는 건 잘 몰라~ 지가 알아서 크는 거지.
애 엄마가 알아서 하겠지. 난 돈 벌어야지.
그런 건 여자가 하는 거야. 남자는 밖에서 큰 일 해야지.
사회에서 만난 윗세대 아빠들의 마인드는 이랬다. 이처럼 육아에 신경을 쓰는 것 자체가, 아니 육아를 입에 담는 것 자체가 ‘남자’ 답지 못하다는 식이다. 가정과 육아에 무관심할수록 더 남자다우며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한 것으로 으스대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없을 거라 믿고 싶지만, 내 주변에도 여전히 있고 육아일기에 등장하지 않는 아빠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짐작해 본다. 사람은 스스로 깨닫고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뭐라 해줄 말이 없다.
모두가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여성과 가족에 관련된 정보를 종종 찾아보게 되었다. 나도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서 혹시 주변에 도움과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싶어서다. 그러다 세계 여성의 날에 UN 연설 회장에 서 있는 배우 앤 해서웨이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여성만이 가정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와 관행은 여성을 차별하는 것이며 어머니에게만 부담을 주는 일이다.’ 정도가 되겠다. 연설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 “여기 있는 아빠들 중 아이들의 성장을 충분히 보고 있는 아빠가 얼마나 있나요?”라는 질문이 던져진 순간의 장내의 어색한 분위기와 그곳에 있던 아빠들의 민망한 표정이 바로 그것이다. 육아에 진심으로 임하는 아빠들이 적다는 현재 상황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었다. 아빠들은 그만큼 아이들의 성장에 관심이 부족했다.
왜 우리 머릿속에 아이 곁에 있는 사람은 늘 엄마일까? 아빠는 왜 육아에서 항상 조연이나 엑스트라일까? 언제까지 그 차이를 생물학적으로만 이해해야 할까? 분명 아빠에게도 아빠만의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물론 그 방식과 정도는 다르겠지만 더 이상 아빠가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육아에서 제외되지 않아야 한다. 아이는 아빠와 엄마가 함께해야만 탄생한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도 아빠와 엄마가 모두 필요하다. 나와 가장 가까운, 나만 바라보는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데 그 어떠한 이유와 핑계도 이를 넘어설 수 없지 않을까? 더 많은 아빠들이 육아일기에 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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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