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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Nov 11. 2021

우리 집엔 약쟁이가 산다

호주 - 가정상비약

우리 집은 약국이다. 일명 ‘약쟁이’ 파랑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난 결혼하기 전에 먹어본 약이라고는 게보린, 가스활명수, 쌍화탕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녀는 각각의 모든 증상에 맞는 약을 항상 준비해두고 그것에 맞는 약을 처방한다. 이곳 호주에 와서도 변하지 않았다. 하나둘 늘어가는 약상자를 보면서 한 번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잘해야 서너 개 정도지 않을까? 했던 내가 너무 그녀를 과소평가했다. 오늘은 아플 틈을 주지 않고 초기에 병이 사라지는 우리 집의 <상비약>을 소개하겠다.




목이 아플 때


스프레이(Spray)류의 약이다. 목 안에 뿌려주면 좋다. 양쪽의 초록/파랑 약은 6세 이상 사용 가능이며, 가운데 빨강 약은 어른용이다. 살짝 마취? 마비? 아무튼 그 얼얼한 느낌이 찾아온다.


캔디류의 약이다. 입에 물고 있으면 목이 좀 가라앉는다. 왼쪽은 어른용이고 오른쪽은 아이용이다. 아이용은 맛이 없다. 아, 약은 원래 맛이 없지.




코가 아플 때


코에 뿌려주는 스프레이(Spray)류의 약. 이거 말고도 몇 개가 더 있는데 아마 집에 있는 콧구멍 숫자대로 사놓았나 보다.




콧물과 알레르기/알러지로 아플 때


콧물이 흐르거나 알레르기(알러지)가 의심될 때 먹는 약. 왼쪽은 어른용 알약이고 오른쪽은 아이용 물약이다.




기침과 종합감기로 아플 때


기침 나고 감기 같을 때 먹는 약. 왼쪽은 아이용 먹는 약, 가운데는 어른용 물에 타 먹는 가루약, 오른쪽은 가래 제거도 되는 멀티 알약.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고 한다.




벌레 물려서 간지럽고 아플 때 / 그냥 (머리 등이) 아플 때


물려서 붓거나 가렵거나 할 때는 왼쪽 크림을 발라준다. 머리가 아프거나 할 때는 오른쪽 진통제 알약을 먹어준다. 요게 파나돌과 같은 성분인데 겁나게 싸다. 100알에 2~3불? 부작용은 없기를 바라며.




근육이 아플 때


잘못 자거나 어깨, 목, 허리 등이 삐끗하여 아플 때 쓰는 약이다. 왼쪽은 먹는 알약, 가운데는 스틱형 바르는 파스, 오른쪽은 펴서 바르는 크림. 이것들로 해결이 안 되면 정말 아픈 거다. 병원에 가자.




우리는 병원에 잘 안 간다. 이 정도로 어지간한 아픔을 집에서 약으로 모두 커버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파랑을 만나지 않았으면 음식도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밖에 몰랐을 나. 덕분에 이렇게 수많은 약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약쟁이'가 아닌 '약장이', 그리고 우리 집 지킴이 파랑에게 감사하다. 


*대부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약은 6세(호주 나이) 이상이다. 더 어린아이들은 병원 처방을 받거나 한국 약을 먹이면 된다.



평소에 챙겨 먹으면 힘이 나요

안 아프면 참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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