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MD의 선택> & <내책내소> 전시
서점은 가능성의 공간이다. 아니, 이었다. 내가 책을 내기 전까지는. 수많은 지혜와 지식이 손에 잡히는 물체로 놓인 보물 창고. 원하는 모든 걸 찾을 수 있었다. 이런 걸 혹시 아는 사람이 있을까 찾으면 꼭 존재했고, 나라면 영원히 떠올리지 못할 대상도 이미 여러 권으로 펼쳐져 있었다. 끝없는 종이의 바다가 편안했다. 가라앉을 걱정 없이 널려 있는 아무 책이나 붙잡으면 손쉽게 떠올랐으니. 네모진 물건의 숲속은 딱딱하거나 답답하지 않고 포근했다. 더 나아질 희망만이 들어찬 공간은 확실한 기쁨을 선사했다.
내 손을 떠난 이름 박힌 책이 그곳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한계가 없는 수평선처럼 가득한 도서의 절경이 아찔하다. 모래알보다도 더 작아 눈에 띄지 않는 나의 정성이 왜소하다. 널리 이름나서 커다랗게 윤곽을 드러낸 유명한 저서의 더미를 보면 압도된다. 이름표를 내보일 작은 기회를 거머쥔 것이 올바른 시도였나 되돌아보게 된다. 내 글을 사랑해 줄 몇몇 미지의 그들에게 다가설 수만 있으면 좋겠다던 기대가 허황했다는 깨달음이 찾아온다. 감사를 거듭했던 출간의 과정을 잊은 채 초라한 가능성을 향해 슬픔을 표한다.
모든 책을 사랑하려던 독자에서, 자기 책만 사랑하려는 작가가 돼버린 내게 서점은 두렵고 멀다. 알아주지 않는다고 울어댈 자격도 없다는 무기력에 휘청인다. 온몸에 힘을 빼고 바닥만 보며 걷던 어느 날, 누군가 어깨를 툭툭 쳤다. 고개를 들어보니 바로 그 서점이다. 꽤 괜찮은 책을 썼다며 내 몫의 가능성을 건넸다.
저의 세 번째 책, 『냉소자의 달콤한 상상』에 벌어진 2가지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먼저, 교보문고에서 제 책을 선택했습니다. <MD의 선택>이 붙었어요. 도서 전문가의 추천으로 큰 신뢰를 얻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여러 사람이 읽어주길 바라는 제 마음을 알아준 것처럼요. 덕분에 좀 더 많은 이에게 좋은 책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며 귀한 선택에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교보문고 영등포점(타임스퀘어 2층)에 8월 한 달 동안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내책내소> 담당자께서 제 책을 선정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멀리 있어 가보지 못하는 저를 위해 방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요즘엔 손 벌리기 싫어하는 제게 어울리지 않는 부탁만 남발하네요. 하하.
어떤 식으로든 관심과 응원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직접 전하지 못하는 감사를 남깁니다. 정말 고마워요. 저라면 하지 못할 정성들, 잊지 않을게요.
언제나 멀지 않은 곳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발칙한 상상을 책에서 만나요!
카톡 선물하기 https://bit.ly/44rAIzG
제겐 '주 양육자'와 함께 '글 쓰는 자아'를 가지고 있는데요. 회사를 떠나면서 각오를 다질 사건이 생겨 알립니다. 저는 이번에 퇴사를 했고, 동시에 세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작가로서 살아가기 위해 도움이 필요합니다. 서점 구매도 좋고, 도서관 신간 신청도 좋습니다.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