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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l 15. 2020

사계절이 뚜렷한 게 장점인 줄 알았다

호주의 날씨와 자연

호주는 날씨가 한국과 반대라는 사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아직 나도 길지 않은 호주 여행, 호주 살이 동안 1년밖에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그 차이를 크게 느끼고 있다. 날씨뿐만이 아니라 이곳의 전반적인 자연환경은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짧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보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남겨둔다.






호주 날씨 - 계절


대충 1년이 이렇게 흘러가는 것 같다. 9~10월 봄, 11~3월 여름, 4~5월 가을, 6~8월 겨울.

(참고로 나는 이렇게 지내봤다 : 1월  케언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시드니 / 4~5월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 코스트, 선샤인 코스트 / 1~12월 선샤인 코스트)


그런데 이게 호주라는 곳이 워낙 땅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지역마다 제각각 일 것이다. 내가 주로 있던 퀸즐랜드, 그중에서도 선샤인 코스트가 이럴 것이다. 같은 1월에 케언즈부터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시드니까지 여행을 했던 대학생 시절에는 같은 달에도 날씨가 무척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위로 갈수록 적도에 가까워져서 더 습하고 더웠었다.)


그리고 한국 기준의 4계절 차이가 아니다. 겨울이 그런 겨울이 아니고, 봄과 가을이 그런 봄가을이 아니다. 특히 내가 이번 겨울에 있던 선샤인 코스트는 겨울에도 1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었다. 굳이 계절감을 익히기 위한 구분이고, 전체적인 평균 기온은 어느 정도 상향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고 아주 계절 차이가 없진 않는 것 같다. 비가 더 온다든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달라진다든지 그 차이는 분명히 있다.


계절별로 극명한 차이가 없어서 옷가지에 대한 준비가 편안하다. (우리가 가져온 한국의 겨울 옷들은 이번 겨울에 꺼내지 못하고 못 입은 옷들이 많다 ㅠㅠ) 현지인(오지)들의 하고 다님을 보면 계절감을 종잡을 수가 없다. 누구는 반바지, 민소매인데 누구는 얇은 패딩을 입기도 했다.


이런 풍경이 사계절 내내 유지된다


호주 날씨 - 해 뜨고 지기 / 비


확실히 해가 일찍 뜨고 일찍 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의 활동 시간이 매우 일찍부터 시작되고 저녁에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 모두 집으로 갔는지 너무 조용하다. 여름이 진행되는 날이면 아침에 새벽 5시면 이미 해가 많이 떠있다. (그래서 나도 5시 전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그리고 정말 신기한 것이 비가 활동시간 아닐 때 주로 오는 것 같다. 무슨 말이냐면 해가 다 지고 난 저녁부터 해뜨기 전 새벽까지 비가 주로 온다는 말이다. 일반적인 낮 시간 동안에는 비가 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있었던 동안에는 늘 그랬다. 그래서 우산을 이용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하늘, 구름, 바다, 그리고 파랑


호주의 대자연 - 하늘, 구름, 공원, 강, 바다, 도로 풍경, 외진 곳


가는 곳 어디든, 사는 곳 어디든 푸르름이 넘친다. 그리고 바다로 이어지는 물줄기도 많다. (대부분 바다 근처에 도시가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대자연 중 최고는 늘 맑게 펼쳐지는 넓고 푸른 하늘과 이를 멋지고 경이롭게 수놓는 구름이다. 미세먼지 걱정 없이 언제나 아름다운 하늘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이곳에 지내는 큰 기쁨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 그래서 사진도 하늘만 담으면 다 걸작이 된다. 도심지이고 베드타운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에 눈과 마음을 맑게 하는 자연과 어우러져 있어서 늘 어딘가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뭔가 조금이라도 답답하거나 짜증이 나려고 할 때 하늘과 주변을 둘러보면 많이 가라앉는다. 멀리 한적하고 탁 트인 곳을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조금씩만 이동하면 바다가 보인다. 내가 있는 사는 곳에서도 차로 10분이면 주변 어느 바닷가도 다 갈 수 있다. 우리가 한국에서 답답하면 바다를 보러 가듯이 여기서도 주말이면 바닷가에 사람이 넘친다. 그런데 평일, 주말, 휴일에도 가봤지만 넘친다고 해봤자 바글바글 발 디딜 틈이 없지 않다. 애초에 갈 곳이 많이 주변에 퍼져있기 때문인지 밀도가 높지 않다. 언제 어딜 가도 쾌적하게 지내다 올 수 있어서 좋다.


주로 차를 타고 다니게 되는데 운전하고 다닐 맛이 난다. 우선 차들이 많지 않아서 막히거나 그런 것이 없기 때문도 있지만 도로로 지나다니는 풍경이 너무 멋져서 그렇다. 하늘과 나무, 숲, 그리고 물이 어딜 가든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서 운전을 해도 눈이 계속 호강을 해서 기분이 좋다. 슬슬 이 경관에 익숙해지고 있긴 한데 그럼에도 아직도 놀라면서 다니고 있다.


물론 조금만 외진 곳으로 들어가면 무서운 광경이 곧 잘 벌어지곤 한다. 도로가 있어도 너무 어둡고 싸늘하여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다. 그런 곳에는 가로등도 별로 없다. 가끔씩 보이는 집들을 보며 안심하며 지나간다. 나는 저런 외진 곳의 집에는 절대 못 살 것 같다.


그냥 동네 바닷가


야생동물 - 새, 캥거루, 코알라, 말, 개코, 파썸, 바퀴벌레


우선 각종 여러 가지 새들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커다란 까마귀부터 알록달록 앵무새까지 다양하다.


호주 도로를 다니다 보면 야생동물 출몰 표지판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야생말부터 해서 코알라, 캥거루 그 종류도 다양하다. 아직까지 고속도로에서 이들을 직접 마주친 적은 없었다. 캥거루가 많이 서식하는 와이프의 대학교에서는 몇 번 마주쳤다. 멀리서 풀을 뜯는 녀석들을 보기도 하고 우리 차 앞으로 유유히 길을 건너는 캥거루 가족들을 보기도 했다. 이런 야생동물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보호를 하는 것이 이곳의 문화인 것 같다.


코알라도 잘 보면 나무에 있기도 하다는데 우린 국립공원에 가서 한 마리 코알라 엉덩이를 본 것이 전부이다. 주머니쥐라는 파썸도 잘 보면 볼 수 있다고 한다. 개코라고 부르는 도마뱀은 집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깨끗한 곳에 살고 해충을 잡아먹는다고 해서 보면 반갑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지구 최강 종족인 바퀴벌레도 자주 본다. 생존력 최강의 녀석들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안 보고 싶은 마음이다.


동물원이 아니다. 대학교 캠퍼스다.


자연재해 - 산불


대자연이 펼쳐져 있는 만큼 자연재해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특히 호주 뉴스에서 계속 나오는 산불(부쉬 파이어)은 온갖 지역에서 아주 큰 규모로 일어난다. 한번 난 산불은 뉴스에 잡힐 때까지 며칠 씩 보도된다. 비가 와서 해결되는 것이 제일 인 것 같다.


지난번에는 한 지인의 집 주변에서 산불이 나서 밤에 소방대원이 집집마다 들러서 탈출 경로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갔었다고 한다. 다행히 큰일은 없었지만 이곳의 자연재해의 위험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불이 나서 렌트해서 살고 있는 이 집이 다 타면 내가 보상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그냥 몸이 무사하면 감사하기로 했다.






호주 날씨와 자연에 대한 내 총평은 이렇다.


- 어느 계절이든 낮에는 햇살이 강하고 따뜻하거나 더우니 활동할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밤에는 집에서 지내면 다 똑같다)

- 자연을 즐기며 평화롭게 잘 지내는 것이 몸과 마음에 좋다. (자연재해는 뭐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오늘도 날씨가 또 좋을 모양이다. 

아침 하늘이 맑은 이런 날의 대낮 햇살은 정말 따뜻하다.(지금 호주는 겨울이다)

이런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마다 바라보는 하늘


* 아빠로서 아들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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