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덥다.
카페 안은 버틸만하지만, 카페 가는 길조차 버거운 계절이다.
오후 3시까지도 산책하기에 덥다. 나는 이어폰을 꽂고 책상에 앉아 밤이 되기를 기다린다.
밤에 호수공원을 산책하는게 그렇게 좋다.
예전에 알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땐 새삼 서러웠던 모든 것들이 호수 아래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정말 어른스러워졌다고 생각이 들을 때가 있다. 나를 너무 과신하다가 다시 어린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인생은 밸런스보드 같다. 균형을 잡은 것 같다 싶으면 다시 넘어진다.
사람은 파도 같다. 부서지고, 모래사장 위로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왜냐고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픔은 이유가 있을 때보다 없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다만 덜 아프기를 바란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우리가 산책하지 못하는 이유가
날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