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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 and Terri Mar 12. 2017

'퇴사준비생의 도쿄' 를 따라 떠난 도쿄 여행기 (2)

긴자에 있는 12층 건물 문구점, 이토야

Tom입니다.

두 번째 방문했던 출장지는 이토야(伊東屋)입니다.

(위치 링크)


이토야는 무려 1904년에 긴자에 세워진 문구점으로,
무려 113년동안 계속해서 문구점 운영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토야 안에 있던 113년 전 점포 모델과 현재의 별관 입구)


이토야는 무려 1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크기와 컨셉은 전부 다르고, 대형 스토어는 9개)
무려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까지 진출하였고,
하네다 공항에도 매장이 있는 등 꽤 큰 문구 체인입니다.
그리고 본점인 긴자점은 현재 12층짜리 G.Itoya와
성인들을 위한 6층짜리 K.Itoya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장 안내)

아무튼, 요즘 같이 온라인 쇼핑이 발달한 시대에
그것도 세계에서 제일 비싼 땅에 12층 짜리 문구점...
처음에는 건물주가 취미삼아 장사를 하나보다 -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가 보니,
몇 가지 성공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1) 고급 상품들 위주의 매장 구성


리포트에서도 언급했지만,
고급 상품을 위주로 매장을 구성했습니다.
아무래도 고급 상품들을 진열해 놓아야
구매자들도 방문할 가치를 느낄 뿐만 아니라,
비싼 땅인만큼 비싼 걸 팔아야 이득이겠죠.

이런 지구본들.. 정말 사고 싶었으나,
사실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못 샀습니다 ㅠㅠ
집에 들고 오기도 힘들고..

프랑스 브랜드 까렌다쉬만
별도로 취급하는 코너도 있습니다.
참고로 이 층이 전부 다 색연필과 물감..

그리고 사실 가장 신선했던 건 바로 이 장면입니다.

펜을 사람들이 사고,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방식이
백화점 시계 매장 같지 않나요?

검은 정장 입은 사람들이 중앙에 있고,
뒤쪽 유리 서랍에는 눈으로만 볼 수 있게 되어 있고..
사실 시계나 보석 매장도 긴자에 많은데,
고급 펜을 이렇게 파는 매장이라면
'아 긴자에 있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불현듯 들긴 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펜 고치는 코너가 따로 있다는 거
(제가 펜에 무지렁이 수준이라 놀란 거일수도..)

그리고 살면서 펜 잡지도 처음 봤고,
이렇게 고급진 잉크도 처음 봤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매장 내 코너들을 보면서
여기는 보통 문구점이 아니라...
거의 '문구를 파는 백화점'으로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2) 쇼핑 도우미, 컨시어지 서비스


문구점에는 어떤 컨시어지들이 있을까요?
사실 문구 하나 사는데 무슨 컨시어지까지
필요하냐 생각을 했었는데...
다녀오고 나서는 이건 정말 강점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여기는 커스텀 노트 제작소입니다.
저기서 노트를 만들고 계시는 분도 보이네요

노트의 종이부터 표지, 크기까지
전부 골라서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노트,
(사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갖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포장지 코너에는 스타일리스트도 있습니다.
이건 일본 문화 상 포장이란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 없어서는 안 될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페이퍼 컨시어지는 좀 놀랐는데,
어떤 용도로 어떻게 쓸지 알려주면, 그것에 맞게
종이를 골라주는 코너라고 합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고작 A4용지나 뽑아쓰는 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종이 코너 클라스가 장난 없습니다.
진짜 사실 만년필 코너에 이어,
이 쪽도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매장 진열도 너무 예쁘고,
세상의 종이들을 다 가져다 놓은 곳 같아서
발길이 떠나지 않던 곳이었습니다.

분명 안 팔리는 것도 있을텐데,
재고 부담이나 제품 관리는 어떻게 할지
사실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아무튼 고급진 제품들에
이러한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추가하면서,
굳이 고객들을 매장으로 데리고 오게 하려는
이토야의 전략이 잘 들어 있던 것 같습니다.


3) 고객들을 매장에 오래 머물게 하는 힘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라면,
오히려 문구점이 아니라 백화점 같다는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백화점에는 또 무엇이 있죠?

네, 문화센터입니다.
이토야에서는 이렇게 포장 상자 만들기,
종이접기 등의 이벤트성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참가비도 있음)
어떻게든 고객들을 매장으로 데리고 오려는 전략이죠.

그리고 쇼핑하다 지친 고객들을 위한
식당도 있어야겠죠.
12층 맨 위에 있어서 
긴자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뭔가 좀 헬씨 키친 느낌?

11층에는 이렇게 수경재배로
양상추를 기르고 있고,
여기서 기른 양상추로 샐러드를 만들어서 팝니다.
(저 창문?은 50년 전 이토야 매장 창틀이라고 하네요.)
아마 세계에서 제일 비싼 농장일 듯..

매장 1층은 큰 특징 없이 편지지, 연하장 등을
팔고 있었고 카페 또한 있습니다.



이토야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내리자면,
'고급 백화점을 표방한 문구점'입니다.
정말 옥상에 식당이 있는 것부터,
2~3층에 비싼 물품들을 파는 것까지
작은 백화점을 구경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아트박스, 모닝글로리와는
사실 타겟 자체가 다르고요.

현재 사실 백화점, 대형 마트등 
많은 오프라인 스토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가치들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고요.

오히려 없는 물건들이 없고,
물건들을 더 찾기 쉬우며,
오래 머물고 싶은 문구점 이토야.
아마존, 라쿠텐 등의 업체들과 가격 경쟁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하지 않다는 걸 알고
오히려 '쇼핑하러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이건 6층에서 본 하마 의자와 하마 도어스톱...
하마 가족들 같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ㅋㅋ
(이것도 가격이 너무 비싸서 못 사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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