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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 and Terri Mar 28. 2017

'퇴사준비생의 도쿄' 를 따라 떠난 도쿄 여행기(13)

종이 회사가 연어 요리점을? 오지 살몬 (王子サーモン)

Tom입니다.

이 편은 사실 '퇴사준비생의 도쿄' 리포트에
포함되지 않은 가게이나...
퍼블리에서 주최한 프라이빗 살롱에서
'넣을까말까 엄청 고민한 가게'였으나,
결국 조금 억지스러워서 뺐다고

언급을 했던 가게이고
정말 추천하는 곳이라고 말씀주셔서
기억하고 있던 곳입니다.

바로 오지살몬(王子サーモン)이라는

연어 가게입니다.

(위치 링크)

 사실 호텔 주변 지도를 보다,
정말 여기가 3분 거리라서...
그냥 도착하자마자 간단하게
연어회 한 점 먹고 체크인했습니다 ㅋㅋ

사실 오지 살몬은 정말 특이하게..
'오지 제지'라는 일본 1위 제지(종이) 업체에서
운영하다, 2013년 부로 분사한 업체입니다.
(참고로 오지 제지 본사가

이 가게 건너편에 있습니다)
그리고 오지 살몬은 단순한 가게가 아닌,
홋카이도에서 연어를 잡아서 가공을 하다
나중에는 러시아/알라스카산 연어를 수입까지 해서
훈제하는 일본 최고 연어 수입 및 가공 업체입니다.

도대체 왜 제지회사에서 수산업에 뛰어든 걸까요?
일단 가게를 한 번 둘러보고 가시겠습니다.

오지 살몬의 입구입니다.
왼쪽에 튀어나온 연어 간판이 귀엽네요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아침 밥상에 나올법한
연어 토막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닌데..
품질은 매우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연어 주먹밥과 구이,
연어 젓갈 및 샐러드 등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벽 쪽을 보니 인상적인 건
연어의 종류가 정말 많다는 거...
사실 거기서 거기인 줄 알았는데,
러시아/알라스카/노르웨이/칠레 등
각지의 연어들을 훈제해서 팔고 있습니다.
신기한 건 색깔도 다 다르다는 거..

베니 / 킹 / 토키 / 피요르드 / 아틀란틱..
홍연어 / 왕연어 이렇던데 어딜 찾아봐도 정확한 명칭은 안 나오네요;;

그리고 연어회도 팔고 있는데,
너무 싱싱해서 고민하다
하나만 여기서 먹고 가기로 합니다.

가게 안쪽으로는 연어가 훈제되고 있네요
세상에 연어가 이렇게 컸던가요...

그리고 연어만 파는 것이 아닌,
연어와 잘 어울릴만한 와인과 올리브유 등도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카사노바 올리유는 병이 너무 귀여워서..ㅋ

알라스카산 킹연어입니다.
1,200엔 짜리 하나 골랐는데..
이렇게 정성을 들여 차려줄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 그리고 백화점 등에 입점을 많이 해서
선물세트 형태로도 많이 팔더라고요.
(통신판매 카탈로그도 많음)

정말 맛있는 연어였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사진만 봐도 맛있어 보이는데..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버리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긴자에서 먹는 캐주얼한 연어회,
이것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


오지 살몬은 창업한지

무려 50년이 넘은 회사입니다.
이런 식의 캐주얼한 점포는
사실 생긴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 동안 백화점 및 B2B 납품을 해 오던 업체입니다.

왜 그런데 종이 회사에서 갑자기
수산업을 하기 시작했냐면..
어느 날, 오지 제지 부사장이
1961년에 영국으로 출장을 갑니다.
출장 가서 식사를 하다, 연어 요리를 먹는데
세상에.. 너무 맛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 연어의 정체가 도대체 뭔지 찾다,
나중에 홋카이도 토마코마이 쪽에서 잡히는
연어였다는 걸 알고 큰 충격을 받습니다.
(마침 오지 제지 공장이 토마코마이 쪽에 있었음)
결국 부사장은 연어의 맛을 잊지 못해,
동행했던 토마코마이 공장장 대리에게
'여기서 잡히는 연어로 훈제 연어를 만들어 와라'는
지시를 내리고....훈제 연어 사업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오지 제지에게 가지고 있던
훈제 연어의 핵심 역량이 있었으니...
바로 '목재 다루는 기술' 입니다.

(연어 훈제 하는 법)


연어를 훈제할 때,
훈연하는 재료는 바로 '목재'입니다.
종이를 나무로 만들다 보니...
이 사람들이 나무 보는 눈 하나는 있었던 거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도 훈제 연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란 막연한 자신감이 있던 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도 답이 안 나와서,
홋카이도의 닛카 위스키 사장이 스코틀랜드에서
못 쓰는 위스키 나무 배럴을 이용해
훈제하는 걸 봤다고 조언을 해 주고
못 쓰는 배럴들도 양도도 해 줍니다.)

뭐 아무튼..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다소 막연한 자신감이었기 때문에
이 업체를 제외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약간 논리적으로도 좀 약하고요.

아무튼, 회사도 참 특이한 회사이고..
정말 재미있는 히스토리를 가진 가게이기 때문에
도쿄에 가시거든 꼭 한 번 들러보셔서
연어회도 맛보시기 바랍니다 :)

다음 편은 후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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