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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배추 Aug 07. 2024

자녀 편 2화: 월 1회는 주말여행 혹은 체험학습

자녀와의 유대관계를 위하여 작은 행복을 수집해나갑니다. 

재테크에 대해서 글을 쓸 때는 재테크무지자로서 아무리 공부를 한들 빈틈이 계속 생기다 보니 재테크를 말한다는 게 몹시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자녀에 관련해서는 더 어렵네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환경이 다른 데다가, 아이가 클수록 자기의 생각이 강해지니 좋은 걸 해준다고 해도 본인이 싫으면 그만이다 보니, 매일 골머리를 싸매게 됩니다. 또래집단의 역할이 커지면서 가족보다는 또래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일상이란 주변을 통해서 서서히 스며드는 것이라도 생각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배움을 느끼게 하고 싶은데 저도 인간인지라 제가 성찰하는 데는 더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말하다 보니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네요. (웃음)


아이가 자라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서 사회에 플러스가 되는 이가 되길 희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학교나 학원피드백이 좋지 않을 때에는 마음 단단하게 잡았다가도 스르륵 무너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공부보다는 사회성과 가족 간의 유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공부는 다가 아니더라고요. (물론 공부를 잘하면 출발선이 더 앞설지는 모르겠지만요.)


공부라는 건 사고하는 법을 배우고 끈기를 늘려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일을 해보니 좋은 대학 나왔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머리와 회사머리는 또 다른 것이라는 건 저만 느끼는 게 아닐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키울 때, 우리가 잡아야 할 방향은, 아니 제가 잡아야 할 방향은 무얼까요? 저는 이렇게 잡아보았습니다. 공부는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을 배우며 해야 할 일은 할 수밖에 없음을 배우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나머지는 가족끼리 친해지는 것 그리고 사회성 습득에 중점을 두자라고요. 그래서 현재는 월 1회는 주말여행이나 체험학습을 꼭 시키자는 모토아래,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1주일에 한 번은 1g 더 특별하게


행복은 빈도수와 비례

주말여행이라고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행복은 크기보다는 빈도라고 하잖아요. 사람의 기억이란 점차 희석되기 때문에 결국 남는 건 그 당시의 느낌과 분위기라고 합니다. 그러니 행복의 빈도를 늘리고 포근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다 같이 목공예체험을 간다던지, 체험이 가능한 박물관을 가서 다 같이 참여함으로써 유대감을 쌓는다든지요.


얼마 전에 서울약령시한의학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길거리에 한약냄새가 가득한 동네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색달랐어요. 공기로 이미 건강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경동시장 근처에 한옥스타일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이 바로 서울약령시한의학박물관인데, 그곳에서는 조선시대의 한의사복장으로 갈아입고 약재료를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체질이 태음인/태양인/소음인/소양인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간단한 테스트도 해보고, 말린 식물과 도구를 보며 옛날에는 어떻게 약을 만들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아이는 분명 실망했을 것이에요. 다행히 여러 가지 체험이 있었습니다. 족욕체험은 야외에서 행해지는 것이라서 뜨거운 햇볕 때문에 포기했지만, 한약재료로 방향제를 만들고, 마사지체험을 했어요. 방향제 만들기는 박하 등 3가지 한약 재료를 넣어 보자기로 싸는데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지만, 본인이 만든 방향제를 가져와서 거실에 걸어두니 매우 뿌듯해했습니다. 왠지 몸에도 좋은 느낌이라, 자꾸만 중간중간 코를 박고 냄새를 맡게 됩니다. 아쉽게도 마사지는 기계식 마사지라서, 보통 정형외과 물리치료실에 있는 안마침대에서 뜨거운 안대를 한 채로 15분 동안 누워있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옆으로 이동하여 손마스크를 쓰고는 손안마기와 다리마사지기를 15분 했습니다. 기계로 하는 것이라도 본인 스스로 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로워했어요. 어쩌면 집에 안마의자가 없다는 점이 한몫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웃음)


이처럼 하루를 보내는데, 언제나 커다란 이벤트가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평온하게 따뜻한 하루를 보내면서 포근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아이는 분명 우리가 그리고 본인이 바라는 대로 커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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