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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욱 May 30. 2024

14화. 미국 '스승의 날' 준비물은?

@ 2007 워싱턴 시간여행

미국에도 스승의 날이 있을까?


우리처럼 ‘스승의 날’을 공식으로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는 5월 첫째 주를 'Teacher Appreciation Week'로 정해 선생님들의 노고와 은혜에 감사하고 있다.      


이번에 경험해 본 미국 버지니아 주의 ‘스승의 주’ 풍경이다.     


초등학교에서 ‘Teacher Appreciation Week'를 맞아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건 학부모 모임이다. ‘스승의 주’가 시작되기 1주일 전 학부모 모임에서 알림장을 보냈다.


행사 주간을 맞아 준비해야 할 사항을 간략하게 적은 것이었다.  살펴보면      

스승의 주간 준비물을 알리는 학부모 모임 알림문

‘수요일엔 아이들 편에 꽃 2-3송이를 보내 달라. 집 앞 마당에 핀 꽃이건, 가게에서 산 꽃이건 상관없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을 사랑하는 이유’를 글로 적거나 그림으로 그리도록 한 다음 수요일까지 보내 달라.

단, 종이의 규격은 가로 8과 1/2인치, 세로 11인치 용지로 (A4용지와 비슷)통일한다.’     


‘선생님께 전달할 Gift card (일종의 상품권)를 구매할 계획이니 1달러씩 기부해 달라’ 고 적혀 있었다.     


스승의 주간이 시작되고 수요일이 됐다. 학생들은 꽃 한 다발 혹은 몇 송이를 들고 등굣길에 나섰다. “학교에 꽃향기가 가득했다”며 학생들은 좋아했다.


학교에서 자원 봉사하는 학부모들은 이 꽃을 한 곳에 모은 뒤 커다란 부케(bouquets)로 만들어 교사에게 전달했다. ‘담임 선생님 노고에 감사하는 내용’을 적은 학생들의 글이나 그림도 바인더로 한 데 묶어 꽃다발 전달 때 함께 전해졌다. 선생님께 추억을 남기기 위한 괜찮은 아이디어로 여겨졌다.     


 ‘스승의 주’가 시작되자 교장선생님이 각 학급을 돌며 교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과를 권했다. 교장 선생님은 이 때 학생들 앞에서 ‘선생님과 그 일’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했다고 한다.     


또 교사들에게 일주일 중 하루는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외출을 허용한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1-2시간 학교를 벗어나 배우자나 가족, 혹은 가까운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오도록 배려했다.

     

교사가 비우는 수업 시간은 자원 봉사하는 학부모들이 대신 맡아 수업을 진행했다.


이런 경험을 한 교사는 " ‘아, 학부모들과 학생, 학교 측이 나를 특별하게 대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가까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여담하나.     


미국 학부모들은 교사들에게 ‘자기 아이’를 신경 써서 보살펴 달라고 하기 위해 어떻게 할까?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다만 확실히 눈에 띄는 게  있다.   바로 ‘자원봉사’다.     


 ‘등굣길 교통정리, 도서관 책 분류, 학생들 과제물 정리에서부터 일일 교사 참여는 물론 과학이나 미술 시간에 보조 교사로 직접 수업에 참여 하기’까지,  미국 초등학교엔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봉사가 있고 또 활성화돼 있다.


잘 아는 한국인 지인은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영어 수업’을 맡아 직접 가르치기도 한다.      


더 나은 학교와 교육을 위해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학부모의 자원 봉사는 권장돼야 하고 또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는 학부모들에게 아무래도 교사들이 고마워 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그 학부모의 아이들에게 더 신경을 기울이게 된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논리도 분명 무시할 수 없다는 거다.      ///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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