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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니 스탁 Jun 11. 2023

<빅쇼트>대해부 : 리스크는 걍 리스크

3부. 월스트리트의 괴짜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거꾸로 읽기



리스크는

그냥 리스크


재러드의 프레젠테이션 장면 이후 한 가지 짚고자 합니다. 모든 투자는'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말 들어보셨죠? 큰돈을 벌려면 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긴 함정이 있습니다.


큰 리스크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갑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간접 피해자도 낳습니다. 적지 않은 경우 탈법, 불법적입니다.


다쳐요 ⓒ pixels.com


뱀의 혀가 날름 거리면 도망을 가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몽롱해진 채 걸려듭니다. 이것을 잘 아는 프로 사기꾼들은 허영심이 많은 사람은 추켜세우고, 쫄보들에게는 겁을, 헛똑똑이들에게는 확신과 오만함을 심어줍니다. 그들은 하루종일 속임수만 연구합니다. 항상 이것을 삼가고 경계하십시오.


사실이 틀린 건 없습니다. 높은 수익을 내려면 고위험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 것 맞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크게 숫자가 움직이는 '변동성 리스크'를 '기회'로 오해한다는 것입니다. 투자에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와 감정'이 들어간다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숫자는 사라지고 공포 혹은, 탐욕이 작동합니다. 하이-리턴 같은 소리 하고 있습니다.  




고수익의

민낯


최근 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얼마 전 있었던 CFD(차액결제거래) 사태를 다루었습니다. 배후에 주가조작이 있었고 그 결과로 이유 없이 올랐던 종목들이 줄줄이 하한가를 맞아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죠. 거기 유명 연예인이 연루되어 더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했던 가수였는데 VIP 투자자 행사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상스러운 단어를 써가며 피의자를 '종교'라 치켜세우던 모습이 실망스럽고 씁쓸했습니다.


종교가 되면 안 됩니다 ⓒ Tony Stock by Bing.com


그가 공인이라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남에게 통장과 휴대폰을 통째로 맡기고 단기간에 200%씩 수익이 나는 것을 어떻게 당연시할 수 있냐는 것이죠. 세상에 어떤 일을 하면 그런 수익이 날까요? 아시는 분 좀 알려줘 보세요. 누가 봐도 그런 건 정상적인 일이 아니란 것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주범으로 의심되는 피의자는 구속이 되었고 핸드폰과 통장과 비밀번호까지 맡긴 수많은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을 뿐 아니라 범죄에 가담했다는 의심까지 받아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 1억 남짓 넣었던 투자자들도 주가조작으로 오른 수익률에 취해 투자금을 점점 늘려 몇십억, 몇백억을 넣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일까요?




투자를

실행하는 조건


오직 투자를 실행할 순간은  그 상품의 진짜 가치는 무엇인지, 매수 후 잠재된 위험 두 가지를 모두 이해했을 때 만입니다. 그리고 만일 손실을 입어도 내 삶이 파괴되지 않을 자금만 투자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오를 것만 상상하지 마시고 하락 시에도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이 서 있어야 합니다. 이런 태도와 마인드를 가진 이들은 입이 떡 벌어지는 큰 수익을 얻지 못할 수는 있어도 결코 잃지 않습니다.


그런데 욕심 많은 사람들은 비웃죠. 그러나 그들이 간과하는 것은 이런 분들이야말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기회도 얻게 된다는 겁니다. 왜냐면 시장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슈퍼리치의 기회는 살아남는 사람 중에 극 소수에게 주어지는 행운의 이벤트 일 뿐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마케팅은 무책임합니다. 특히 투자사나 증권사, 콘텐츠 제작자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이 이런 말을 한다면 100% 당신의 돈을 꾀어내는 말입니다. 누구든 열심히 피겨 스케이트를 타면 김연아 선수님처럼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될 리가 없습니다. 대신 꾸준히 오래 타면 잘 넘어지지 않는 실력은 누구나 갖출 수 있습니다. 자본의 역사와 원리를 공부하며 지속가능한 투자전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때로는

하지 않는 것도

잘하는 것


그래도 자꾸 넘어지면 운동신경이 없는 것일 뿐이니 자책하지 마시고 다른 걸 하면 됩니다. 자신의 특성을 능력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월감도, 열등감도 독입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때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행동일 때가 많습니다. 'FOMO'증후군에 조급하게 하실 필요 없어요. 무리해서, 어쩌다가, 잘 모르고, 운 좋게 번 돈은 내 돈이 아니며 다음엔 그 성공이 저주로 돌변하여 반드시 잃게 됩니다.


ⓒ pexels.com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이야기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아직 투자자와 시장의 성숙도는 열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식민지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의 투자자 보호와 부당이익에 대한 처벌과 형량은 크게 부족합니다. 게다가 정보의 왜곡은 심각할 정도입니다. 제가 스스로 찾아낸 '사실'을 추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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