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좋네 좋아

내 일처럼 기뻐해 주시는 엄마

by yangTV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아버지는 조금 특이한 것 같다.


예전에는 그런 일이 그다지 없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아버지에게 뭔가 새로운 것이 생기면 나에게 그렇게 자랑을 한다. 집에 장판을 새로 교체해서 집이 환해졌다 거나, 최신 독일제 휠체어를 새로 샀다는데 남들이 부러워한다 거나, 장애인용 침대를 매제에게 선물 받았다는 식이었다.


아버지가 정확히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부쩍 자랑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시작이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으신 후부터라는 것이다. 아마도, 하반신 마비로 자유롭게 다니질 못할뿐더러,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어 연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아버지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낙이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특이할 것이 없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은 그렇게 나에게 사소한 일까지 자랑을 하는데, 내게 좋은 일이 있어 아버지에게 이야기하면 시큰둥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부모라면 자식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내 일처럼 기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 한데, 내 아버지에게는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질투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먹는 것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어렵게 모은 돈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겨우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구했을 때 아버지는 시큰둥했다. 매번 허름한 중고차를 타다가 작지만 번듯한 새 차를 사서 들뜬 마음에 아버지에게 보여주었을 때도 아버지의 반응은 그저 그랬다. 그러지 말고 한 번 자세히 보라며 사진을 보여줘도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혹시 아버지가 질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 바로 이 차 때문이다. 내가 새 차를 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버지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주된 내용은 당신도 새 차를 샀다는 얘기였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지금 타고 있는 장애인용 승용차도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차였다. 길어야 3년 정도? 그런데,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졸라 그동안 모아 놓았던 돈을 모두 털어 RV 차량을 새로 산 것이다. 차를 바꿨다는 사실 보다, 장애인 혼자서 타기도 어려운 RV 차량을 샀다는 것에 난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에게 왜 그랬냐고 당연하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는데, 아버지는 그런 내 말을 듣더니 갑자기 이렇게 소리쳤다.


“너도 새 차 샀잖아!!”


나는 순간적으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결국 굳이 바꿀 필요도 없는 차를 나 때문에 바꿨다는 소리로 들렸으니까. 그동안 150만 원짜리 중고차를 타다가 직장생활 10년 만에 새 차를 샀는데, 그게 그렇게 싫었나 싶어 실망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달랐다.


내가 오랜 고생 끝에 집을 장만하고 그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렸을 때, 어머니는 집은 아들이 샀는데 당신이 너무나 기쁘다면서 고생 많았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집에 초대했을 때는 너무나 예쁘게 잘 꾸몄다며 연신 여기저기 구경하기에 바빴고, 차를 샀을 때는 아들이 새 차를 사서 너무나 좋다고 말하더니 당신이 진작에 사줬어야 했는데 못해줬다며 미안해해서 내가 오히려 더 당황할 정도였다.


그렇게 어머니가 하는 그 말 한마디, 그리고 바라보는 눈빛 속에서 자식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듯했다.


“엄마가 산 것이 아니라 아들이 산 것인데, 엄마가 왜 이렇게 좋은 지 모르겠다.”는 어머니의 말처럼, 항상 내 일처럼 기뻐해 주시는 그런 어머니를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keyword
이전 22화엄마는 괜찮다,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