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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운 Dec 15. 2023

'오다'와 '기다리다'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 예수를 기다리는 사람들 (대림절 단상)



2023년 대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림절(Adven)은 라틴어 "Adventus"에 유래했으며

"도래" 또는 "오르다"를 의미합니다.

영어  Adven은 '출현''도래' '등장'등을 의미합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쓰는 대림待臨이라는 한자의 뜻은 '오심을 기다림'을 뜻합니다.

대강절(待降節)이란 명칭을 한동안 사용하다 이제 대림절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降은 내리다, 임하다는 뜻입니다.


오다와 기다리다

영어 표현 Adven에는 없던 기다리다는 뜻이 대림절이라는 용어에는 사용됩니다.

'기다리다'는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시간을 보내다, 참고 견디다는 뜻이 있습니다.

'바라고 참고 기다리다'


서구의 대림절은 예수님의 '오심' '출현'이라는 사건에 더 집중하는 가 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대림절이란 단어는

 '기다린다' 그것도 참고 견디며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우리의 원망까지 담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뜻의 '오다'

예수님의 오심은 반드시 이루어질 확실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오실 때까지는 기다림이라는 불확실한 상황의 연속입니다.

설렘과 기대감 지침과 회환 등등 기다림은 숱한 감정을 동반합니다.


비록 한자이지만 대림절이란 말이 좋습니다.

'오다' '온다'라는 사건 중심의 단어 보다

우리의 자세를 담은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되는 것이 좋습니다.


오기 때문에, 올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기다립니다.

오기 때문에, 올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설렘과 기대를 합니다. 

그리고 그 설렘과 기대가 시간이 흐르고 지침으로 바뀔 테지만 

간절히 이루어 지기를 바라며 또 그 지침을 견디고 이겨냅니다.


오시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

세상은 부조리하다며, 실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고도를 이야기하지만 고도는 없습니다. 

이런 것이 현실이라 말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고도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기다림에는 이루어 지기를 바라는 바람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바람이 없습니다.

고도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고도는 없습니다.



오다와 기다리다

오다가 없는 기다림은 없습니다.

기다림은 견디고 이겨내는 인내입니다.


기다림이 끝나는 것은

오실 때입니다.


그리스도의 오실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리스도인의 자세입니다.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사람


"우리의 기다림은 그리스도의 오실 때까지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그리스도 예수입니다.


2023 인내의 대림절 단상


늦은 가을 강변을 거닐다 담아둔 풍경, 겨울이 깊어서야 채색 올려봅니다. /팬앤 워시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1953년 1월 5일 파리의 바빌론 극장(Théâtre de Babylone)에서 초연된 이래, 베케트의 대표작이자 부조리극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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