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왜 공동체를 잃어가는가?

무너지는 셩벽들

by 여운


무너지는 성벽들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벽 앞에서 슬픔과 비탄에 잠겼듯, 오늘날 한국교회는 '공동체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성벽의 균열 앞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한때 뜨거운 사랑과 나눔으로 세상을 감동시켰던 한국교회 공동체는 언제부터인가 그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뼈아픈 진단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외형은 성장했을지 모르나, 그 내면의 공동체적 심장은 점차 식어가는 듯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공동체를 잃어가는 것일까요? 단순히 시대의 흐름 탓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안의 문제들이 너무나도 분명합니다.


첫째, 성장 지상주의와 양적 확장의 함정에 빠진 결과입니다. 한국교회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이는 때로 내실 있는 공동체 형성보다는 외적인 규모 확장에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영혼을 불러 모으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영혼들이 깊이 연결되고 서로를 돌보는 '생명 공동체'로 거듭나는 과정에는 소홀했던 것입니다. '크기'가 '건강함'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면해야 합니다.


둘째, 지나친 개인주의와 소비주의의 물결이 교회 안까지 스며든 결과입니다. 현대 사회는 '나' 중심의 사고방식을 극대화하며, 공동체적 가치보다는 개인의 만족과 효용을 우선시하도록 부추깁니다. 이러한 세태는 교회 안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성도들은 교회를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서비스 제공자'나 '종교 상품'처럼 여기게 되었습니다. 말씀과 찬양, 심지어 봉사까지도 개인의 만족을 위한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지고 헌신하는 진정한 관계성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셋째, 세속화의 도전과 교회의 신뢰도 하락입니다. 사회 전반의 세속화는 교회의 절대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던졌고, 일부 교회의 윤리적 문제나 지도자들의 실추된 모습은 대사회적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도리어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면서, 사람들은 교회를 통해 공동체적 소망을 찾기보다는 실망하고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신뢰의 균열은 건강한 공동체로 나아가는 길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넷째, 관계의 피상화와 '익명성'의 편안함에 안주하는 경향입니다. 대형화된 교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예배드리지만, 정작 깊은 교제와 삶의 나눔은 부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만 아는' 관계 속에서 개인의 깊은 아픔이나 고민은 드러나기 어렵고, 위로와 치유는 요원해집니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기보다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안전함을 택하는 것은, 서로에게 생명을 흘려보내는 공동체의 본질을 위협합니다.


한국교회 공동체가 잃어버린 것은 단지 외형적인 모임의 형태가 아닙니다. 그것은 곧 '나눔, 치유, 자발성'이라는 생명력을 상실하고,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서로에게 연결된 유기적 생명체로서의 정체성을 잊어버린 비극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질문 앞에서 솔직하게 자문하며, 무너진 공동체의 성벽을 다시 세우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다음 회 예고 ㅣ 7월 24일 목요일 연재 됩니다


다음 회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일제 강점기 정의와 진리로 이 땅에 우뚝 섰던

공동체의 기억과 역사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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