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한번 잃어본 1인
요즘 주변에 한 두 명씩 아파서 수술받는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이제 나도 그 나이에 들어선 것이 분명하리라.
놀러 가기로 한날 공원에서 친구들과 만났을 때 친구의 안타까운 소식. 느낌이 싸늘하다. 멀리서 마스크를 끼고 나타난 친구는 평소와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사실 할 말이 있다며 말을 꺼낸다. 역시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다음 주에 1기 암 수술을 받는다고 한다. 지난 반년 전에도 친한 언니가 이미 암수술을 하였고, 2주 전에 나의 엄마도 급성 폐 섬유화로 수술을 받으셨다.
자연스럽게 요즘의 나의 몸 상태를 살펴보게 된다. 다행히 한참 건강 챙긴다고 섭식에 조심하고 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5년 전 나도 좌절하는 시기가 있었으니, 내일이 없을 것 같이 생활하고 무너진 생활 패턴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시절이 떠올랐다.
당연히 몸과 마음은 황폐해져 갔고, 원인 불명의 쇼크성 고혈압 판정을 받았다. 지금은 혈압도 정상이고 게다가 혈압약 복용도 휴약 중이다. 오늘은 새벽 4시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뒤척임도 없이 맑은 정신에 한 번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늘 읽을 분량의 독서를 끝내고 늘 다니던 등산 코스로 향하였다. 비가 온다고 날이 덥다고 차일피일 미루던 등산을 드디어 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늘 다니던 그 길이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몰라보게 멋지게 재 조성이 되어 변해 있었다.
낯선 풍경에 연신 사진만 찍어대고 그 속에서 낯선 나도 발견하였다.
이렇게 변하게 되기까지 그동안 산을 찾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토록 좋아하던 등산을 잠시 잊고 있었다. 2시간 동안의 등산을 한 뒤에 이 모든 상황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건강 이상 없이 거뜬하게 산을 오르는 것이며, 운동하면서 오디오 북을 듣는 여유까지 있다는 게 행복하기까지 했다.
건강을 잃어본 사람들은 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 안지를...
오늘 나의 잠자고 있던 세포를 깨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랑곳 않고 다니던 이 길을 다시 매일 걸어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