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이
대지의 심장을 밟는다
황토의 숨결이
내 혈관을 넘나 든다
오늘, 나는 땅과 하나다
한때 ‘어씽’이 유행이었다.
나도 건강을 챙긴다는 명목으로, 차를 몰고 먼 곳까지 일부러 황톳길을 찾곤 했다. 땅 위를 맨발로 걸으며 대지의 기운을 받는다는 그 경험이, 어쩐지 몸과 마음을 동시에 풀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집 근처에 황톳길이 생겼다. 먼 길을 가지 않아도, 아침이면 이곳에서 황토 위를 걸을 수 있다. 맨땅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묘한 감각이 발끝에서 전해진다. 황토 특유의 말캉말캉한 촉감이 처음엔 어색하지만, 몇 걸음만 지나면 부드러운 품에 안긴 듯한 편안함이 밀려온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흙의 숨결과,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햇살이 오늘 하루를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