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에 이끌려서 독서논술에 온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들어올 때부터 하는 말이 "저 여기 안 다닐 거예요." 단호함마저 느껴진다. 전화상으로 문의가 왔을 때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웃으며 "응 괜찮아~~ 우리 학교에서 배운 내용 한번 풀어볼까?" 해도 막무가내이다. 이럴 땐 교과도서지수 테스트를 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역효과다. 역시나 이 아이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라 책을 많이 읽었을 리 만무하다.
읽고 싶은 책을 본인이 직접 골라서 읽어보게 하고 바로 읽어봤으니 맛보기로 그림도 그리고 재밌는 독후활동을 했다면 더 좋았을지 모르겠다.
엄마의 니드가 충분하다고 아이까지 그런 건 아니다. 단비 같은 상담이 왔지만 아쉽지만 좋은 경험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그래도 어머니한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상담해 드렸다.
아이는 나가는 동안에도 "나, 여기 안 다닐 거예요~~"라는 말을 남기며 홀연히 사라졌다.
'맞아! 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좋아하는 것만 할 수는 없어. 살아가면서의 해답들은 책에 다 들어가 있거든.' '나중에 책 읽고 싶을 때 와도 돼~~!'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몸소 보여준 초등 1학년 꼬마아이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났던 하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책을 펴고 오늘 수업올 학생들의 책을 준비하고 읽는다.